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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전구간 개통된 수인선 광역철도에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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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코레일/ 수인선 개통안내 이미지

 

                                      코레일/수인선 3단계개통 기념카드


드디어 지난 912일 광역철도 수인선 한대앞-수원 구간이 개통되었다. 수인선 전철 첫 개통부터는 8년만이고, 협궤철도 수인선 마지막 운행일부터는 무려 25년만이다.

 

수인선의 개통은 90년 말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기존선 개량 5대 광역철도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수도권에서는 중앙선, 경원선, 경의선, 경춘선, 수인선 등이 전철 노선이 되어 차례로 개통되었다.


                                  국토교통부/수인선 노선도2


수인선은 한대앞-오이도 구간이 안산선을 통해 빠르게 복선전철화되기도 했지만(1988), 나머지 구간은 한없이 지연되며 많은 사람들의 애를 태워왔다. 그리고 이제야 전 구간이 개통되었으니 수인선에 관심 있던 사람들은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 같은 수인선 광역철도에 대해 아쉬운 점과 바라는 점을 정리해보았다.

 

첫째로 고객과의 소통이 부족한 운행계획 공개가 아쉬웠다. 수인선의 열차시각표가 공개된 것은 개통을 겨우 8일 앞둔 94일이었다. 개통일을 고려하면 딱 1주일 전에 공개한 것이다.

 


철도건설기관의 상품이 철도 시설물이라면, 철도운영기관의 상품은 열차운행계획이다. 사기업이나 타 업종에서는 신상품을 공개일 직전까지 꽁꽁 숨기기도 한다. 자동차나 스마트폰이 그러하다. 하지만 철도운영사는 그럴 필요가 없다. 경쟁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따라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찍 공개하면 버스 운수사 같은 곳에서 사업계획을 준비하기도 좋고, 유관 업종에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열차시각표를 늦게 공개하는 것이 큰 문제인 이유는 고객과의 소통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객이란 열차를 이용할 승객이거나 역세권의 사업자 등 열차 운행계획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열차의 운행횟수와 운행계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서울지하철의 출퇴근시간처럼 장편성의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이겠지만, 수요가 적은 수도권 지역의 광역전철 특성상 이렇게 운행하기는 어렵다. 차내의 낮은 혼잡도로 수송력이 낭비되고, 비용이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운영기관과 고객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고 숙의를 거쳐서 합의안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시각표를 공개하지 않으니 이 같은 숙의를 할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시각표 공개 이후 불만을 느낀 고객들은 그제야 반발을 하기 시작한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과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지역 카페를 통해서 의견을 모으고, 인터넷을 통해 반복적 민원을 올리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문제가 더 커지면 지역 정치인들이 끼어들게 되고, 결국 국회와 국토교통부를 거쳐서 광역전철 운영사에게 지시같은 형태의 의견이 전달된다. 그러면 결국 운영사는 위에서 시켰다는 명분을 쌓고 수동적으로 그에 따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생산적인 논의의 과정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광역전철 운영사의 속내는 이럴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열차운행계획(시각표)에 대한 고객들 반응이 어떻게 나오든 어차피 나중에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굳이 미리 공개해봤자 시끄럽기만 하고 득 될 것이 없으니, 운행계획은 그냥 개통 직전에나 공개하자.’

 

물론 열차 운영사 입장에서는 툭하면 대규모 반복 민원으로 괴롭히기만 하는 지역주민과 민원인들이 원망스럽기도 할 것이다. 열차 운행 횟수를 늘려달라고는 하지만, 만년 적자에 시설까지 부족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도 있다. 이럴 바에야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제일 마음 편할 수 있다. 미리 공개해봤자 욕먹는 시간만 길어지니 시각표를 일찍 공개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철도운영사에 기대하는 것은 그런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열차운행계획이라는 상품에 자부심을 갖고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이용을 설득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물론 준비한 열차운행계획이 고객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어떤 시설과 제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를 소상히 설명하고, 개선책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그 개선책이 본인 소관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운영사가 고객이 원팀이 되어 개선책을 함께 요구할 수도 있어야 한다.

 

또한 민원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 이를 철도운영사가 정량적으로 정교하게 반박할 수도 있어야 한다. 현재는 이 같은 수치(數値)와 논리 싸움이 아니라, 속된말로 떼법과 쪽수 싸움으로 변질된 지 오래이다. 아무리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우리나라라지만 철도운영사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문제다. 철도라는 고도의 공학적 시스템을 운영하는 운영사라면 숫자와 논리를 통해 민원인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한우진/ 수인, 분당선 노선도


둘째로 전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열차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번 수인선 한대앞-수원 구간의 개통에 대해 운전적으로 가장 주목할 점은 수원역에서 분당선과 직결운행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열차의 회차 운행은 승객의 전원승하차, 회차구간 진입, 열차 전후 교환 등으로 시간낭비를 유발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두 노선을 직결하여 회차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참고: https://vo.la/s7Kd3 )

 

이런 관점에서 경의선과 중앙선(엄밀하게는 경원선)이 직결하여 경의중앙선으로 운행하고 있고, 수인선도 이번에 전 구간 개통에 따라 수인분당선으로 인천-왕십리간 직결운행이 시작되었다.

 

현재 수도권 전철을 크게 3계통으로 나누어보자면,

- 경인, 경부, 경원선의 전통적인 1호선 계통

공항철도, 경의선, 중앙선, 경춘선이 >-< 형태로 구성된 경의중앙선 계통

그리고 이번에 구성된 수인분당선 계통

으로 볼 수 있다.

 

이 중에, 1호선과 경의중앙선은 거의 전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열차가 있는데, 유독 수인분당선에는 그렇지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현재 수인분당선의 급행열차는 왕십리-고색과 인천-오이도 구간에만 운행되고 있다. 오이도-한대앞 구간에 4호선 급행열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대앞-고색 구간에는 급행열차가 전혀 없는 것이다.

 

수도권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수도권 전철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급행열차가 없다는 것은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제안하는 것은 왕십리-인천 전 구간을 달리는 급행열차를 운행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안 그래도 열차수가 적은 한대앞-고색 구간에서 급행비정차역은 열차가 더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이 구간에서는 완행운행(전역정차)을 하면 된다.

 

당장 현행 분당선 급행열차도 왕십리-죽전 구간에서는 전역정차를 한다. 급행열차가 모든 구간에서 급행운행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필요한 구간에서 급행운행과 완행운행을 섞어서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급행열차가 장거리로 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급행열차를 타려는 승객이 완행열차를 탔다가 또 환승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문제가 없어진다.

(참고: http://cafe.daum.net/kicha/ANo/14325 )

 

안 그래도 이번에 공개된 시각표에서 한대앞-고색 구간은 열차수도 적고, 열차 간격도 불균일하여 승객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데, 여기에 급행열차까지 없어서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애초에 수인분당선같은 장거리 노선은 급행열차 중심의 운행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광역철도의 역사도 벌써 46년이 넘었다. 지금은 급행열차를 통한 서비스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경기도/수도권 제 1 및 제2 순환고속도로


마지막으로 수인선 개통을 계기로 수도권 순환철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었으면 좋겠다.

 

순환선이란 중심 바깥에서 외곽 지역들을 연결하는 노선들을 말한다. 서울을 중심에 둔다면 수인선이 바로 전형적인 순환선이다. 도로에서는 현재 수도권의 순환고속도로가 이미 완성되어 있고, 더 바깥을 도는 두 번째 순환고속도로도 구간별로 지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순환형 노선은 방사형 노선에 비해 사업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확실한 수요가 보장되는 중심 연결 노선과 달리 외곽과 외곽을 연결하는 노선은 수요가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형 광역철도등이 어느 정도 완성된 지금, 드디어 순환철도에도 관심을 가질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수도권 순환철도로서 처음으로 주목을 받은 노선은 바로 2018년 개통된 서해선(소사원시선)이다. 서해선은 수도권에서 서울을 중심에 두었을 때 서남서 지역을 담당하는 순환선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순환철도에 대한 인식은 낮았지만, 이번 수인선 개통으로 순환철도 구간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수인선 한대앞-수원 구간이 개통되고, 기개통된 분당선과 지하철 8호선을 통해 수원-복정-암사까지 이어지면서, 단숨에 거의 남쪽 반원에 해당하는 순환전철이 완성된 것이다. 물론 분당선은 기본적으로 서울과 성남, 용인을 잇는 방사형 광역전철이고, 현행 8호선은 서울시내 안에서 달리지만 수도권 순환철도의 지름을 작게 할 때는 수도권 순환철도에 포함시키고 있다.

 

                                       경기 순환철도망 개념도 ©경기연구원

 

여기에다가 현재 대곡소사선과 별내선이 건설 중이므로, 조만간 순환철도의 길이는 더욱 길어진다. 한편 재미있는 점은 수도권 순환철도와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의 유사성이다. 남쪽이 먼저 지어지고, 북쪽은 나중에 지어진다는 점과, 남동쪽 구간은 경기도가 아닌 서울시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어쨌든 수인선의 개통으로 인하여 수도권 순환철도가 꽤 긴 거리로 그 모습을 드러낸 만큼,(소사-수원-암사) 이제는 국민들에게 수도권 순환철도의 모습을 차츰 보여주고 비전을 제시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현재 수도권 순환철도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단독노선이고 자체적으로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서울지하철 2호선 순환선과 달리, 수도권 순환철도는 개별적인 여러 노선들로 구성되어 있고, 일부 구간은 직결운행이 안되고 환승을 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복정역) 일반인들이 제대로 인식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당국이나 지자체가 수도권 순환철도의 전체 노선을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보여주고, 개통된 구간의 운행현황과(: 수인분당선) 건설 중인 구간의 사업 진행 현황(: 대곡소사선), 미개통된 구간의 사업구상 계획과 새소식(: 교외선) 등을 함께 제공한다면 수도권 순환철도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도로공사/ 아시안 하이웨이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수도권 순환철도를 안내하는 사이니지(signage: 안내시설물)를 조기에 개발하여, 이를 기존 노선들과 함께 안내하여 인식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고속도로에서는 이런 방식이 사용되고 있는데, 바로 아시안하이웨이안내판이다.

 

아시안하이웨이란 UNESCAP(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는 고속도로망이다. 우리나라에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터키에 이르는 AH1호선과 역시 부산에서 출발하여 러시아에 이르는 AH6호선이 지난다.

 

사실 우리나라의 국토 특성상 다른 나라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이 자기나라 자동차를 자기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일도 많지 않아서 아시안 하이웨이는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하긴 하다.

 

그래도 정부에서는 아시안 하이웨이에 해당하는 경부고속도로와 7번 국도에 아시안 하이웨이에 대한 안내판을 꼼꼼히 설치해두었다. 당장은 실효성이 없을지라도, 향후를 대비하는 비전 제시의 의미가 큰 것이다.

 


아시안하이웨이 ©국토교통부

 

수도권 순환전철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당장은 미완성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을 한 바퀴 도는 철도가 되는 만큼, 수도권 순환철도라는 비전을 주민과 승객들에게 담대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수인선 개통 덕분에 순환선 연결 거리가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이제는 그 비전을 차츰 국민과 공유할 시기가 되었다. 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이름을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고치는 등(91일부), 서울에 종속적인 위성도시가 아니라 독자적인 지방자치 추구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경기도와 협업한다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어린 시절 수인선 협궤철도를 탔던 경험이 있다. 당시 수원부터 송도까지 이용했었는데 덜컹거리는 승차감과 좁은 공간, 디젤 특유의 냄새는 아직까지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그러던 수인선 전구간이 이제 최신 전철로 다시 태어났으니 느낌이 참으로 각별하다.

 

                               국토교통부/수인선 협궤철도


수도권에서 인천과 수원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수인선 전철의 개통은 늦은 감이 있다. 아울러 수인선에 이어 이 지역에서는 앞으로도 인천발 KTX, 신안산선, 서해선, 월곶판교선, GTX-B선 등 연관 노선들이 줄줄이 개통될 예정이라 향후의 귀추도 주목된다.

 

수인선 전철 개통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전 구간 개통된 수인선 전철이 노선 주변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주민들의 교통편의 개선에 꾸준히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참고: 수인선 전면 주행영상(코레일 제공) https://www.youtube.com/watch?v=b9uNAbYWrX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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