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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CES 2020과 우리나라 철도에의 시사점

올해 CES 2020의 주요 트렌드가 우리나라 철도에 시사하는 바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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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CES 2020 홈페이지 ©CTA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이다. 본 전시회는 미국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1월이라는 시기적 이점을 잘 활용하여 세계 최고의 전자 박람회가 되었다. 올해 전시인 CES 2020은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열렸는데, 이 기간 동안 뉴스 기사들과 SNS들은 CES 관련 정보로 홍수를 이루었다.


CE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967년 가전제품 전시회로 첫 출범을 했었다. 당연히 전시되는 제품이나 기술들은 소비자 대상인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필자는 우리나라 철도도 이 같은 기술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실 독일 베를린의 이노트랜스나 우리나라의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 같은 철도박람회들은 대체로 최종 소비자(B2C)가 아닌 생산자(B2B)들을 위한 박람회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것도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철도가 결국 승객 개개인들에게 수송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CES에서 볼 수 있는 최첨단 ICT기술이 철도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CES 2020의 주요 트렌드와 이것이 우리나라 철도에 시사하는 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CES 2020에서 볼 수 있던 주요 트렌드 중 첫 번째는 바로 차세대 모빌리티이다.


아마 독자들도 언론 기사 등을 통해, 이번 CES 2020에서 현대자동차가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을 발표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이밖에도 자율주행, 플라잉카, 드론 등 이동과 관련된 다양한 신기술이 소개되었다. 이동이란 인류의 생활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므로, 이 분야에 기술개발이 집중되는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CES 2020에서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도심항공모빌리티 ©현대자동차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이동 신기술이 전통적인 이동 기술인 철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이다. 철도가 갖고 있는 공간과 에너지의 효율성은 압도적이라 타 기술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또한 플라잉카나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기본적으로 개인교통이므로 이동거리가 길어질수록 효율성과 안전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철도로 장거리 고속 대량 수송을 한 후에, 마지막에 꼭 필요한 곳에 대해서 이들 첨단 모빌리티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규제가 많고 지정학적인 이유로 개인 항공의 제약이 심한 곳에서는 이 같은 모델이 더욱 적절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철도는 모빌리티 기술변화에 발 맞추어, 일단 자기 스스로의 이동성(급행성)과 용량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하여 소위 라스트 마일(Last Mile) 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코레일의 경우 카셰어링 서비스를 직접 했던 적도 있었고(유카) 현재도 일부 카셰어링 업체와 제휴를 시행중에 있기도 하다. 이는 모빌리티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꼭 필요한 일이며,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지속적인 확대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현재 수도권 전철에서는 정기권이 발매되고 있지만, 정작 버스의 환승 이용이 불가능하여 불편한 실정이다. 따라서 수도권에서 시행중인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전철 정기권을 구입한 승객들이 이들 개인용 모빌리티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광역전철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이다. 즉 전철의 대량수송과 개인용 모빌리티의 Door-to-Door 특성이라는 장점만을 결합하는 것이다.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 ©올룰로


첨단 기술들을 활용하여 철도 유지보수와 운영의 고도화에도 나서야 한다. 이미 코레일과 철도공단에서는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철도보호지구나 교량, 급경사지 점검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에서 사용하는 라이다(Lidar), 열화상 카메라 같은 첨단 센서 기술을 활용하면 열차 분리결합이나 입환 작업의 자동화나 안전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서 운행되는 도시철도와 달리 개방된 공간에서 운행하는 광역철도는 운전의 자동화가 더딘 실정이다. 외부인의 선로 출입 가능성 때문에 운전실을 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다 같은 센서 기술을 활용한다면 최소한 회차 구간 등에서는 자동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기존에는 회차 전과정에서 승무원이 운전실을 지키고 있어야 했지만, 센서를 통한 열차 주변 감지가 가능하다면 자동회차 버튼을 누르고 나서, 승무원이 반대편 운전실로 이동하면 되므로 회차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 선로 주변에 장애물이 나타나서 급정거를 한다고 해도 차내에 승객이 없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첨단 센서 기술을 이용해 회차 시간을 줄이면, 열차 지연 방지와 수송력 증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과 IoT, 5G기술을 철도에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CES에서도 이들 정보통신기술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디지털 시대, 2010년대 연결의 시대를 지나 2020년대는 데이터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이 데이터 시대에는 5G를 통한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중요해지며,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아닌 만큼 데이터를 관리하고 저장해줄 AI(인공지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을 의미하는 IoT(Internet of Things)도 이제는 Intelligence of Things로 그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CES 5G 이미지 ©CTA


이 같은 데이터의 시대는 철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철도의 가장 큰 특성은 고객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수백만 명이 매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산업은 흔하지가 않다.


이렇게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연히 수많은 데이터가 생겨나게 된다. 승객들의 이동경로와 같은 수동적인 데이터부터, 승객들의 VOC같은 능동적인 데이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철도회사들이 이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개선과 비용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철도에서는 혼잡의 집중이 체감혼잡도를 높이게 된다. 같은 수송력을 제공하더라도 혼잡을 최대한 고르게 분산시켜야 체감혼잡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같은 혼잡의 집중은 한 열차내 칸별, 열차별, 역사내 구역별 등 여러 군데에서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이런 혼잡 집중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IoT기술을 활용하여 혼잡 집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승객이 들고다니는 승차권이나 대부분의 승객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 등을 IoT로 활용하여 실시간 동선 파악이나 혼잡집중 파악이 가능해진다면, 이를 능동적으로 분산시켜 철도 이용 시 승객들의 체감혼잡도를 낮추고 서비스를 개선시킬 수 있다. 혼잡 완화에 따라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한편 우리나라 철도는 철도청 시절에만 해도 변변한 고객센터가 없었지만, 공사화된 지금은 콜센터와 인터넷 민원게시판이 고객 대응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화되고 고객의 욕구도 커지고 다양해지면서 이 같은 민원들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현재와 같은 수동식 처리로는 효율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객 대응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한우진, 공식 지하철앱에 챗봇 서비스 도입하자! http://itrailnews.co.kr/news/article.html?no=34233 )


 

원주 레일바이크 선로에서 시험 중인 열차자율주행제어 실물 축소열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또한 국내 열차제어시스템에는 현재 LTE-R 기술이 개발되어 차츰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미 통신기술은 5G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만큼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차세대 이행이 필요하다. 이 같은 5G의 대용량, 초연결, 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하면 지금보다 더욱 효율적인 열차제어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한 혼잡 감소 및 철도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열차제어시스템도 많이 발전을 하기는 했지만, 중앙집중형 지상 장치를 통해 제어되고 있다 보니 열차의 간격 조절이나, 설비 투자 및 유지보수의 고비용 등 열차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제어기술을 활용하여 열차를 제어한다면 열차와 열차가 직접 분산형으로 통신하여 열차 경로, 정차역, 주행속도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열차 스스로 가감속, 정지 등 운행 상황을 실시간 판단하고 제어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열차제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분산형 제어(엣지 컴퓨팅) 자율주행차에서 적극 도입되는 기술이다. 종래처럼 수많은 정보를 중앙시스템에 보냈다가 다시 받는 방식으로는 전송지연과 오류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개별 차량이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여 대처하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철도차량도 마찬가지로서, 수많은 차량이 고밀도로 운행되는 철도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분산처리형 제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열차 운행간격 단축, 선로 및 분기기 최적 제어, 설비 투자 및 유지보수비 절감, 인적오류 감소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ES 스마트홈 이미지 ©CTA


이밖에도 CES 2020에서 볼 수 있었던 디스플레이 기술, 스마트 홈 기술, 인공지능 기술(음성인식) 등을 열차 내에서 활용한다면 승무원 서비스를 보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철도의 장점은 대량 수송이 가능한 것인데, 승객 수에 비해 차내 승무원 숫자는 항상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스마트홈 기술들을 활용하면 일종의 자동화된 승무원 도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며, 기존 승무원 업무의 보완이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차내 서비스 개선이 실현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AR/VR기술과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철도에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다.


CES 2020에는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5G연계, 시선 추적,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AR안경 등을 통해 더욱 몰입감이 개선되고 있다.


철도산업에서도 이 같은 기술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철도운전면허 교육용으로 활용되는 전기능모의운전연습기 FTS(Full Type Simulator)는 도입과 운영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래서 몇 대 밖에 도입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를 몰입형 VR로 구현한다면 훨씬 저비용으로 실현이 가능하다. 또한 그만큼 더 많은 교육생이 더 많은 시간동안 전기능 시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교육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아예 온라인을 활용한 철도운전면허 교육도 가능해질 수 있다. 현재 철도운전면허 교육은 주간 전일제 집합교육으로만 실시되고 있어서 인력양성에 한계가 있다. 이론 수업은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고 실기 수업은 VR을 활용한다면, 꼭 집합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기초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CES VR 이미지 ©CTA


마찬가지로 AR기술을 활용하면 복잡한 정비 분야의 스마트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단말기를 통해 특정 부품을 살펴보면 부품의 상황과 정비 필요성을 화면에서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부품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까지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철도승무원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운전이나 객실 근무를 하여 이례상황 발생 시 사령실에서 이를 빠르게 파악할 수도 있고, 능동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하면 마사지나 미세진동을 통해 승무원의 통증이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것까지 가능하다.


특히 정밀도가 향상된 첨단 로봇기술을 활용하면 현행 철도차량 정비공장의 스마트 팩토리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몸에 입는 형태로 사람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외골격 로봇(Exoskeleton Robot)을 활용한다면,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철도차량 정비업무 직원들을 보호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번 CES 2020에서는 기존의 항공이나 건설, 농업 등 전통산업을 영위하던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통기업이 기술기업으로 변모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인 것이다. 우리나라 철도회사들도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국토교통부 등에서 ‘스마트(SMART) 철도안전관리체계 구축 기본계획’ 등을 통해 첨단기술을 철도산업에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소비자 대상이 아닌 철도산업 내부 지향이며, 대부분 안전개선에만 치우쳐 있는 한계가 있다.


철도는 복합산업인만큼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기본적으로는 철도산업은 차량 및 인프라, 시스템 등 기업 플레이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매일같이 철도를 이용하는 수많은 최종 소비자들에 대한 관심도 절실하다. 소비자를 초점으로 기술 개발과 서비스 향상, 사용자 경험 개선에 열을 올리는 CES가 철도에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1. 정구민(국민대학교 교수), ‘CES 2020 주요 동향 및 시사점 – 데이터의 시대, 경험의 공유’
2. 국토교통부, ‘스마트(SMART) 철도안전관리체계 구축 기본계획(2018∼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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