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풍랑 일렁이는
잿빛 도시의 바다에
고독한 섬처럼
행인 불쑥 마주치면
그 섬들 에돌아
집으로 가야 하네
빌딩 숲 사이로
헤집고 얼굴 내미는
기죽은 석양 맞으며
남루한 그림자
가슴 시리게 매달고
집으로 가야 하네
숯덩이가 되도록
밖으로 내몰리다
수척해진 가장의 몸
낯선 곳에 둘 수 없어
무거운 발길 재촉해
집으로 가야 하네
단 하루를 살다
장렬하게 세상 떠나는
하루살이처럼
완전히 탈진하여
이불 속이 더욱 간절한
집으로 가야 하네
가자!
가자!
비록 바람이라도
하늘로 비상할 수 있는
풍선 여러 개 사 들고
집으로 가자!
공석진 詩 <'집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