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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공식 지하철앱에 챗봇 서비스 도입하자!

: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우리나라 지하철의 발전사는 정말 놀랍다. 괜히 세계 최고 지하철이라는 말을 듣는 게 아니다. 주목할 점은 시설물이나 차량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고객서비스 측면의 소프트웨어도 큰 발전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특히 칭찬하고 싶은 것은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분야이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체계적인 CS조직과 운영체계를 갖추고 고객들의 불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웬만한 사기업보다 나을 정도다.

 

특히 일반에 공개된 민원 답변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훌륭하다. 일반적으로 사기업들은 민원 게시판을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민원인들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주목적이다. 민원인들을 서로 볼 수 없게 차단시켜서 파편화시키면 민원인들의 힘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공개된 민원답변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기 서비스에 자신감이 있는 회사들만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다  

 

● 다양한 지하철 고객응대채널


어쨌든 이 같은 지하철 회사의 고객 채널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우선 승객이 지하철 서비스에 불만이 있을 경우 역무원을 만나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 예전에는 전동차 내부에 고객 불만을 적어 보낼 수 있는 무료 엽서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고, 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신고 제도로 바뀌었다.

 

한편 지하철의 민원을 신고할 수 있는 콜센터가 생긴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인류 역사에서는 인터넷이 전화보다 나중에 개발되었지만 우리나라, 지하철에서는 인터넷 민원 접수보다 콜센터가 나중에 생겼다. 실제로 개별 직원들이 일일이 전화를 받으면 업무에 지장이 크기 때문에, 민원전화를 운영하려면 별도의 콜센터 조직이 필요하다.

 

특히 콜센터가 도입되면서 좋아진 것은 처리에 검토와 시간이 필요한 본격 민원 외에도, 첫막차 시간 문의 같은 단순 질의와 소보수 요청, 질서저해자 같은 즉시성 신고가 콜센터를 통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콜센터 전화번호를 통해서는 음성통화가 아닌 문자메시지를 통한 연락도 가능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간편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많이 쓰고 있다. 무엇보다 여름에 냉방 켜기 끄기 요청을 할 때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존 고객응대채널의 한계


그러나 이렇게 지하철 회사의 고객응대채널이 다양화되고 발전해왔음에도, 각 채널별로 여전히 한계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콜센터는 상담원과 직접 통화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일반인들은 발음이 좋지 않고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용건만 간단히가 안되고 중언부언(重言復言)하며 핵심적인 내용을 빼놓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말을 하는 민원인도 이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 상담원도 둘 다 답답해진다.

 

또한 최근의 소비트렌드는 직원과 접촉(Contact)을 하지 않는 언택트(Un-tact)를 향하고 있다. 소비자는 직원과의 불필요한 접촉 없이도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언택트 추세와 상담원과 반드시 말을 나눠야 하는 콜센터는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 고객민원(VOC) 게시판


두 번째로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는 가장 정확하고 공신력까지 갖춘 답변을 얻을 수는 있으나, 즉시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답변을 얻을 때까지 최소 1일 이상이 소요된다. 즉시 답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세 번째로 핸드폰 문자메시지는 거의 즉시에 답변은 얻을 수 있으나 이번에는 운영자 쪽에서 운영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보통 문자메시지는 특정 사건이 발생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동일 주제로 내용이 폭주하여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이 같은 문자메시지에 대해 수동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질 높은 대응이 어렵다. 일일이 답변을 하는 것도 힘들고, 답변을 한다해도 같은 내용의 반복이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역무원을 대면하는 경우에는 장소와 시간에 제약이 생긴다. 특히 고객이 역무실로 이동해야 하는 만큼 고객이 현장에서 이탈해야 한다. 현장에서 답변을 받고 싶다면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재 지하철 회사는 고객 서비스 대응을 위해 다양한 응대채널을 갖춰두었지만, 모두 조금씩 한계를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자가 본고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챗봇의 도입이다.

 

챗봇과 지하철 고객서비스


챗봇(chatbot)이란 수다 떨듯 이야기하다라는 영어단어 chat과 로봇(robot)bot을 합친 말이다. 즉 대화하는 로봇이자, 자동 대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은 컴퓨터에서 동작되며 사람은 글자를 통해 챗봇에 말을 걸게 된다.

 

필자는 이 같은 챗봇 프로그램을 기존의 운영 중인 스마트폰 지하철 앱(app)에 내장시킬 것을 제안한다. 서울교통공사의 또타지하철같은 지하철 공공앱을 말한다. 이러한 챗봇을 통하면 민원처리와 문의에 대한 답변 자동화가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고객서비스 혁신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네이버 고객센터 챗봇화면

 

일단 챗봇의 동작원리를 알아보자. 챗봇은 일종의 프로그램으로서 내부에 해당 주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내장하고 있다. 지하철 챗봇이라면 지하철 홈페이지에 들어있는 각종 회사정보, 서비스 운영 정보 등을 정리해서 갖고 있다. 지하철 2호선의 길이가 몇 km라든지, 시청역 막차가 몇 시라든지 하는 정보들은 기본이다.

 

또한 기존의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서 공식 답변되었던 내용들도 보유하고 있다. 같은 질문이 들어오면 답변으로 재활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새롭게 배포되는 공지사항, 보도자료 등의 내용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하철 회사가 그동안 만들었던 출판물, 홍보물, 공개 가능한 문서 등의 정보도 보유한다.

 

이렇게 챗봇이 지하철 정보를 사전 학습한 상태에서, 고객들에게 문자로 질문을 받는다. 그러면 챗봇은 갖고 있던 지하철 정보 중에서 질문에 해당되는 답변을 찾아 맞는 답을 고객에게 즉시 답변한다. 아울러 민원성 질문이라면 직원이나 콜센터에서 전달된다.

 

예를 들어 승객이 챗봇에서 선릉역 막차가 몇 시야?’라고 물어보면, 챗봇은 역삼방면 018, 삼성방면 058분입니다라고 답을 해주는 것이다.

 

몇 년전만 해도 SF소설 같던 챗봇은 이미 소비자 대상 기업들이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네이버이다.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 업체로서 고객이 매우 많다. 그래서 아무리 고객센터를 확충해도 빠른 답변을 하기 어렵게 되자 카페나 블로그 서비스에 대해 스마트봇이라는 이름의 챗봇 고객응대 서비스를 도입했다.

 

챗봇에 들어가 보면 익숙한 화면이 눈에 띈다.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카카오톡같은 화면이다. 자기가 질문을 하면 그 내용이 오른쪽 아래에 말풍선처럼 뜨고, 답변은 그 다음에 왼쪽 말풍선으로 뜨는 형태다. 이 같은 소위 카카오톡화면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익숙하다. 따라서 챗봇을 통한 자동답변시에도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질문은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의 형태인 자연어로 한다. 특정한 명령어가 필요 없고 그냥 사람에게 하듯이 말해도 챗봇이 알아듣기 때문에 편리하다. 또한 답변은 거의 즉시 나온다. 답변이 올 때까지 민원게시판은 최소 1일 이상, 문자 메시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챗봇은 질문을 쓰고 엔터를 누르자마자 답변이 튀어나온다. 이렇게 사람이 아닌데도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모습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지하철 챗봇의 기대효과


따라서 지하철 앱에 이 같은 챗봇을 내장하면 매우 편리할 것이다. 기존에는 지하철 승객이 특정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번 클릭을 반복하면서 앱이나 홈페이지 깊은 곳으로 내려가야 했다. 막차 시간을 알고 싶으면, 시각표 메뉴를 선택하고 노선을 선택하고 역을 선택하면서 계속 찾아가야 했다. 가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고, 갔을 때 정보가 있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챗봇이 도입되면 챗봇에게 무슨역 막차가 몇 시냐고 물어보면 끝이다.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내듯이 평소처럼 질문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답변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으니 고객만족도가 향상된다.

 

한편 챗봇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콜센터와 문자메시지의 운영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문자메시지 폭주를 챗봇으로 이전시켜 수동식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터졌을 때 문자메시지가 쏟아지는 바람에 정작 그 일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지하철 챗봇이 도입되면 콜센터로 걸려오는 단순 질의가 줄어들고, 콜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보다 고차원적인 상담이 가능해져 콜센터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챗봇은 한번 배운 것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챗봇에서 자료 부족으로 답변을 못했던 것은, 추후 관리자가 검토하여 내용을 보강해둔다. 또한 민원게시판에서 신규로 발생하는 VOC들도 계속 챗봇에 입력을 한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게 되면 챗봇은 갈수록 똑똑해지고 더 많은 질문들에 대해 폭넓고 깊이 있게 답변을 할 수 있게 된다. 발전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시스템이라 스스로의 가치를 계속 올린다. 돈만 먹는 골칫덩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챗봇으로 고객과 나눈 대화는 모두 문자 형태로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다. 콜센터에서도 고객과의 전화통화 후 보고서를 남기지만 요약문인지라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챗봇 기록은 문자 형태이므로 분석이 훨씬 용이하고 다른 형태로 가공하기도 쉽다. 이는 챗봇의 사용의 결과 자료가 경영정보로서의 가치가 더 높음을 의미한다.

 

챗봇 도입전략


그렇다면 지하철 회사가 이 같은 챗봇을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아마 챗봇을 도입해야 한다고 하면 지하철 회사는 비용부터 걱정을 할 것이다. 가뜩이나 적자가 계속되고 시설 노후화로 유지 보수할 돈도 없는데 굳이 챗봇까지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지하철 회사가 챗봇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챗봇 솔루션 업체와 업무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바꾸기를 바란다.

 

현재 네이버 같은 인터넷 업체에서 챗봇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하철 회사의 VOC정보는 막대한 가치를 지닌 빅데이터이다. 당연히 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등에 관심을 가진 업체라면 이 같은 빅데이터에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지하철은 하루 승객이 수백만 명이다. 이러한 소비자가 발생시키는 빅데이터를 챗봇을 통해 연계시킨다면 챗봇 기술의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더구나 네이버 같은 사기업이 공공서비스 개선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같은 지하철 회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챗봇에 관련 업무협력을 통해 공동연구를 시행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은 해외 철도 운영사업에 진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교통공사 네이버와 협력사례인 색각이상자 노선도

 

이 같이 지하철 회사와 챗봇 회사가 상호 협력을 통해 챗봇 도입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공공 가치 창출도 가능한 것이다. 이미 서울교통공사와 네이버의 협력은 사례가 있다. 색각이상자 노선도를 공동으로 발간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 중이다.

http://spp.seoul.go.kr/main/news/news_report.jsp#view/275070?tr_code=snews

 

맺으며


이렇듯 전통적 고객응대매체는 지금까지 큰 역할을 해왔지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진부화되고 있고 효율을 높이는데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기능을 활용한 지하철 자동안내 챗봇은 새롭고 신선하며, 카카오톡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국민들의 편의를 개선시켜줄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하철 앱에 통합된 챗봇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빠르고 효율적인 답변이 가능하여 고객 만족도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지하철 회사에서는 차세대 고객 대응 채널로서 챗봇의 도입을 고려해보았으면 좋겠다. IT에서도 앞서가는 세계 최고 지하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1. 한우진, “또타지하철 앱에 인공지능 챗봇 도입”, 서울교통공사 2018년 대학생 CS서포터즈 및 온라인 고객소통패널 해단식 및 우수사례발표회,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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