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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기획특집 영국철도 이야기 ⑤] 영국 철도 차량의 새로운 트렌드 Bi-mode




※ 영국은 오랜 철도 역사를 지닌 나라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철도 문화와 이슈가 존재한다하지만 우리 기억속에 존재하는 영국철도는 철도 민영화에 언제나 단골처럼 등장하는 어두운 모습으로만 기억되고 있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영국철도의 정책,시스템문화교육등 여러방면에 대해 기회가 닿는대로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철도차량 시장은 현재 급격히 성장중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총 7000량의  철도 차량이 제작중이거나 구매 계약 단계있다. 영국 철도 차량 보유량은 약 14000량, 그리고 대부분의 차량이 노후된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최소 7000량의 차량이 더 추가되어야 그나마 현재를 유지할 수 있다.


영국은 왜 새 차량을 고집할까?결론부터 말하면 새로운 차량를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100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영국에서 차량구매비용은 여기서 약 30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외 나머지 70원은 차량 유지 보수 비용 및 차량이 소모하는 에너지등에서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신형 철도 차량을 보면 에너지 효율은 물론이고 고장도 잘 나지 않아 유지보수 비용 측면에서도 크게 효율적이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오래된 차를 계속 돈들여 고치는 것보다 새차로 깔끔하게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쉽게 차를 살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다. 정부 정책 덕분에 구매에 필수적인 요소인 자금 조달에 있어 구입자가 기존에 비해 저렴한 금융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20년전 EMU한대의 구매 가격이 2017년 현재가치로 환산했을때 약 220만 파운드였지만 현재에는 유지보수 계약까지 포함하여 약 150만 파운드까지 단가가 떨어졌다고 한다. 영국 철도 프랜차이즈 선정 평가에서도 승객 서비스 개선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철도 운영사 입장에서 새차 구입이 오히려 경제적 이득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차량을 사야 할까?


영국 전철화 사업, 위기를 맞이하다


영국은 유럽대륙에 비해 전철화율이 낮은편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교류 직류 포함 전철화율은 약 42%라고 알려져 있으나 런던과 그 주변에 대부분 몰려있었다. 유럽에 비해 낮은 전철화율, 그리고 유럽연합의 환경 정책을 바탕으로 영국 정부는 2007년 약 30억 파운드를 투자해 주요 전철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다. 전철화 사업을 위임받은 Network Rail은 철도 개량화 사업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전철화 사업을 가장 최우선순위로 추진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생각 보다 전철화 사업이 만만치 않은 것. 1994년 런던과 히드로 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전철화를 마지막으로 이후 20년간 영국에선 전철화 사업은 자취를 감췄다. 20년간 전철화 경험을 가진 기술자를 잃어버린 영국은 공사 지연될은 물론이고 건설비용도 예상과 달리 점점 늘어 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주요 전철화 노선중 하나인  Great Western Railway (런던과 잉글랜드 서쪽을 연결하는 노선)는 사업 초반 약 8억 8천만파운드로 예상되었던 공사비가 2015년에는 영국 전역 전철화 공사비에 육박한 약 20억파운드로 솟아 오르니 영국 정부는 다시 고심에 빠지기 시작했다.



지난 60년간영국에 신설된 전철화 연장 거리 변화. 민영화 직후인 1994년부터 2012년까지 전철화 거리는 제로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2017년 7월 교통부 장관은 기존에 계획되었던 전철화 사업의 일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노선은 전철화를 진행 하되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지선등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노선에 대해서 전철화 사업을 취소하게 된 것이다.


Bi-mode의 등장


전철화 취소 발표와 함께 교통부 장관은 또 하나의 정책을 발표했다. 바로 Bi-mode 열차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것. 장관 발표 내용을 빌리자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국 정부 또한 철도시장 또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각 지역의 교통망이 고루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Bi-mode 열차는 이러한 성장 정책에 가장 최적의 선택” 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Bi-mode 정책이 전철화 정책에 비해 장기적으로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면서 환경친화적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곳에서는 Bi-mode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Technology


Bi-mode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오랫동안 차량에 전원을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을지가 바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전동차와 비교했을때 비슷한 성능을 낼수 있으면서도 운영비용 또한 너무 비싸지 않아야 현실화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Bi-mode에서 가장 상용화된 기술을 소개하자면 두가지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흔히 알고있는 배터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5년 영국정부는 시험용으로 Class 379 EMU차량에 배터리를 추가한 IPEMU(Independently Powered Electric Multiple-Unit) 운용한 적이 있었다. 최대 80km거리를 달릴 수 있는 IPEMU차량의 컨셉은 고속충전장치를 활용, 전철구간 주행 및 역사 정차시 차량에 설치된 배터리에 전원을 충전하고 이를 비전철 구간에서 차량 주행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방식은 배터리 무게로 인해 성능은 조금 떨어 질 수 있지만 기존 추진 제어 시스템의 큰 변화가 없고 전동차와 가장 비슷한 가감속을 낼수 있는 성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만약 재생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한다면 무한한 성장동력을 가진 기술중 하나다.




기존 EMU 차량에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하여 비전철구간을 운행 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현재는 배터리를 제거하고 기존방식인EMU로만 운행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큰 걸림돌은 바로 충전시간이다. 전기차가 점점 상용화 됨에 따라 충전기술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승객들이 역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두번째로는 바로 내연기관을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차량에 공급하는 디젤 전기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화석 연료는 전기 에너지에 비해 최대 5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화석연료의 에너지당 중량은 전기의  50분의 1 정도 수준이며 편의성면에서도 배터리 방식에 비해 손쉽게 연료를 충전할 수 있다.


내연기관 vs 전기기관


내연기관의 성능은 전기기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 3MW의 출력을 가진 디젤차량과 4개의 750kW의 전기모터를 가진 전동차가 있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는 두개의 서로 다른 차량의 출력이 동일하지만 성능면에서는 차이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디젤엔진의 출력은 플라이휠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플라이휠을 통해 생성된 운동에너지 대부분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어 차량 동력으로 사용 되지만 일부는 냉난방장치등 차량 보조전원에도 활용된다. 또한 차량동력으로 사용 되는 전기 에너지는 컨버터를 거쳐 3상 전원으로 바뀌는데 이러한 과정중에 손실이 발생한다. 보조전원장치 사용되는 전력과 와 변환 손실을 감안 했을때 디젤차량은 전체 출력의 90퍼센트만 차량 동력에 사용된다. 3MW의 차량은 결국  2.7MW 출력을 내는 차량이 되는셈이다.


전기기관의 모터 출력은 연속 정격 출력을 의미한다. 다시말하면 3MW 모터는 있는 그대로 3MW의 출력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기모터는 지정된 조건에서  정해진 시간동안 온도상승과 제반 조건을 초과하지 않게 사용하는 단시간 정격출력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모터 기준으로 단시간 정격은 연속정격보다 약 25% 이상 출력을 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3MW 모터의 단시간 출력은 최대 3.7MW 까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내연기관과 전기기관을 같이 사용하는 Bi-mode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전기기관의 출력이 최대 3.7MW낼수 있으니 내연기관 또한 동일한 수준인 4MW까지 만들어야 할까?


영국 철도 차량 Bi-mode


영국 Bi-mode 열차의 내연기관의 출력은 전기기관의 출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설계되었다. 그 이유를 알기위해서는 먼저 아래 영국 철도의 노선의 특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국 전철화 노선도


일반적으로 영국 철도 노선은 주요 노선과 주요노선에서 분기되는 여러 지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경부선을 중심으로 여러 지선들이 분기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노선 형태를 고려했을때 Bi-mode는 전철화된 주요노선과 비전철구간인 지선을 동시에 이용해야하는 승객들이 환승이라는 불편함(?)을 줄이고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  내연기관은 주요노선 보다는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지선등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량 성능에 대한 요구 전기기관에 비해 까다롭지 않다. 만약 내연기관의 성능을 전기기관 수준으로 올리게 되면 차량의 무게 또한 증가하여 성능이 기대에 못미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Tri-mode

조금 생소한 단어이지만 Tri-mode라는 컨셉도 등장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기술을 구현한 차량으로 내연기관, 전기기관 그리고 배터리시스템을 도입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아직 영국에는 도입된 컨셉은 아니지만 독일에서 현재 시험운행중에 있다. 작동원리를 살펴 보자면 내연기관과 전기기관은 각각의 시스템에서 독립적으로 운행하기에 Bi- mode와 비슷하지만 추가로 배터리를 통해 내연기관에 부족한 성능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열차가 가속할때 내연기관의 부족한 가속 능력을 배터리가 대신하거나 저속으로 운행해야하는 역구내에서는 배터리로만 운행하는 방식이 있다.


Tri-mode의 장점은 Bi-mode보다 에너지 효율면에서 좀 더 앞서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독일 23km 구간 9개역사로 구성된 시험노선 운행결과에 따르면 390kW 디젤 엔진과 400kW의 전기 모터가 배터리와 연결된 Tri-mode의 디젤연료가 동일한 조건의 디젤동차에 비해 최대 18% 절감되었다는 결과가 발표 되었다. 또한 배터리가 가속시 내연기관 뿜어내는 엄청난 소음과 진동을 배터리덕분에 줄일 수있어 승객편의성면에서도 크게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스테들러가 영국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Class 755 Bi-mode. 차량중앙에 설치된 디젤 전기 발전기를 이용하여 비전철구간에서 EMU와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마무리


사실 영국정부가 성공적으로 전철화 사업을 마무리 하였다면 Bi-mode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전철화 사업의 대안으로 선정되었기는 하지만 기존 디젤 및 전기 동차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 소음과 진동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심한경우에는 디젤동차가 낼 수 있는 성능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정부정책의 맥락을 보았을때 Bi-mode는 차량의 성능보다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좀 더 비중두었다. 이용객입장에서는 열차를 갈아타는 환승 단계를 최소화하여 편의성이 향상되었고 운영사 입장에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수소연료전지기술을 철도 차량에 접목한 기술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또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다음편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차량에 대해서는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김태승

영국철도에 대한 다양함을 공유하고자 합니다철도 시스템 컨설턴트라는 이름으로 영국 철도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itrailnews@naver.comtaeseung.kim@snclaval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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