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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철도역 주변환경을 저해시키는 유해업소들

영등포역,수원역,평택역 주변 유흥업소들

▲AK백화점 바로옆에 위치한 평택역 인근 집창촌.대낮인데도 영업을 하고 있다. 


영등포역, 수원역, 평택역.

공통점이 있다면 광역전철과 일반열차 모두 이용이 가능하고,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역사이기 때문에 백화점과 연결(영등포-롯데백화점, 수원역과 평택역-AK백화점)되어 있어 상권이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변 환경을 저해시키는 유해업소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유흥업소가 있지만, 이들 세 곳의 철도역사 주변에는 홍등가라고 불리는 성매매업소들이 아직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홍등가는 불법으로 성을 사고 파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철도역과 근접한 곳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어 철도를 이용하는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다.

 

지난 22, 오전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천안에 있는 외갓집에 가기 위해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를 이용한다는 김 모군(14)기차타기전에 위드미 편의점에서 먹을 것좀 사려고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저만치에 청소년통행금지표지판이 있어서 호기심에 골목 안쪽까지 들어가보았다. 유리문으로 된 가게들이 양쪽으로 쫙 있어서 놀랬다고 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택역은 흡연자들이 흡연을 위해 흡연부스쪽으로 이동하면 쉽게 홍등가에 접근할 수가 있었다. 파출소 뒤쪽으로 흡연공간이 있는데, 흡연공간과 홍등가간의 거리가 불과 50m가 채 안되기 때문이다. 고개를 조금만 더 내밀면 골목안쪽으로 성매매업소들이 양 옆으로 이어져 있고, 일부 업소는 대낮인데도 불을 켜고 영업하는 업소들도 있었다.

 

평택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한 승객은 열차 시간도 좀 남고 해서 담배 좀 피려고 흡연공간에 갔는데, 바로 앞이 홍등가였다. 없어진 줄로만 알았던 홍등가가 아직도 있나? 해서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거의 속옷만 입은 젊은 여자가 놀고 가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고 하였다.

 

수원역 역시 수원역환승센터 주변 번화가를 걷다보면 골목 곳곳에서 청소년통행금지라는 표지판을 쉽게 볼 수가 있었고, 바닥에도 큼지막하게 홍등가가 시작됨을 알리고 있었다. 표지판을 지나면 어김없이 속칭 유리방이라고 불리는 성매매업소가 양 옆으로 늘어서 있었다.

 

다만 이들 지역 모두 입구에 청소년통행금지라고 큼지막하게 문구가 써 있었을 뿐, 강제적으로 청소년들의 접근을 막을만한 장치는 없었다. 언제든지 청소년들도 쉽게 홍등가를 들락날락할 수가 있다는 의미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성매매업소를 없애고 있는데.........-

 

지난 2004,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정부에서는 대대적으로 전국의 성매매업소를 단속하여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그 결과, 대규모 성매매업소들은 모두 문을 닫고, 성매매업소들이 있던 자리는 재개발되어 상업지구, 주거지구로 새롭게 거듭났다. 전국의 수많은 성매매업소들이 사라졌지만, 아직 주요 철도역 주변의 성매매업소들은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철도역 주변의 성매매업소들은 왜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은 개발중인 청량리역 일대의 모습.

 

화약고라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

 

지난 2009,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빨간 모자에 선글라스를 낀 여성들이 찾아왔다.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개장하면서 영등포구청에서 영등포역 일대를 복합상업지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타임스퀘어 뒷골목에서 성매매를 하던 성매매여성과 업주들은 영등포역 일대가 개발될 경우, 자신들의 생계가 자칫 위협받을 수 있으니,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타임스퀘어 1층 로비에서 시위를 하였다.

 

하지만 영등포역 일대 개발계획은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업주들의 반대도 반대지만, 영등포역 일대 토지와 건물 소유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영등포뿐만 아니라 수원역과 평택역도 마찬가지다.

 

수원역의 경우 지난 20144월 중순께 ‘2020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에 수원역 집창촌 정비사업을 반영해 이를 고시하였지만, 본격적으로 집창촌을 철거하려면 조합 설립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토지소유주 등으로부터 사업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진행하는데만 길게는 수 년까지도 걸리는 실정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집창촌 포주들의 반발도 거세기 때문에 집창촌 철거 사업을 쉽게 진행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전국 집창촌 운영자 모임인 한터전국연합과 한터여종사자연맹은 수원역과 평택역 집창촌 메인 거리에 지자체와 여성단체, 경찰서 등이 우리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지난 달 29일 성 노동자의 날 14주년을 맞아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집창촌 개발이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높은 지가로 인한 문제

 

청량리역 일대처럼 일반적으로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업주에게 사업시행자가 보상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사업시행자가 원주민들한테 이주비,정착비 등의 보상을 해주고, 원주민들이 떠나가면 건물을 철거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창촌의 경우 애초에 불법 영업이다보니 보상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높은 지가도 집창촌 개발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역과 평택역 주변은 소위 말하는 금싸라기땅이기 때문에 지가 또한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라고 한다. 평택을 기준으로 집창촌이 위치한 삼리의 지가는 3.3당 최대 2500만원이 넘어간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결국 높은 지가로 인해 공영개발이 불가한 만큼, 민간사업자를 공모하여 사업을 추진해야하지만 업주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 조합 설립 문제, 원주민 보상문제, 토지 매입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실질적인 집창촌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철도역사 주변 집창촌 철거 문제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지금은 사라진 서울 청량리역만 해도 청량리588’이라는 집창촌 개발 문제로 구청과 업주,종사자,사업자간 합의점을 찾질 못해 개발에 착수하는데만 수 년이 걸렸다.

 

특히, 토지보상과정에서 조폭이 개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일부 종사자들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끝까지남아 사업주와 갈등을 빚기도 하였다.

 

또한,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부 업주들은 더 높은 보상금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하기 때문에 집창촌의 재개발은 사실 단기간에 진행될 수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철도역사 주변 집창촌 문제 해결방안은?

 

그렇다고 철도역사 주변의 집창촌은 영원히 없앨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꼭 철도역사 주변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의 집창촌 개발 사례를 보면 철도역사 주변의 집창촌도 언제든지 개발을 통해 지역의 명물로 거듭날 수가 있다. 집창촌 개발과정에서 난항이 생기는 이유는 업주들의 보상금 불만족,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주거환경을 저해시키는 집창촌의 개발을 적극 환영하고 있지만, 업주들, 종사자들은 보상금과 생존권 보장문제로 인해 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업주,종사자간의 소통이 원활해야만 한다. 강원도 춘천시의 경우 춘천시 근화동 일대 소위 난초촌이라 불리던 집창촌을 모두 철거하는데 성공하였다. 춘천시는 지난 2012년 난초촌 일대를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토지주,업주,성매매 여성과 합의해 이듬해 자진폐쇄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후 춘천시는 이주바 84600만원, 주차장 건립비 약 37800만원 등 총 70억여원의 재정을 투입해 20159월경 공영주차장을 완공했다. 춘천시의 사례는 지자체와 성매매 집결지 관계자들의 협의를 통해 이주 여부와 보상비를 결정한 최초의 개발 사례이기도 하다.

 

철도역사 주변의 경우도 춘천시의 사례를 시금석 삼아 정비,개발 사업을 진행했지만 높은 지가, 집창촌 관계자들과의 마찰 등 이런저런 벽에 부딪히며 의욕 자체를 상실한 상태이다  

 

우선, 영등포역 주변의 경우 지난 2009()경방 부지가 타임스퀘어로 개발되면서 2011년 영등포역 일대 부지 786000를 대상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집창촌에 대한 정비계획 수립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서울의 3대 도심에 속한 영등포일대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등포역 일대 정비계획 부지에 쪽방촌이 포함되면서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마련이 지연되면서 사업 역시 지지부진하기 시작했다. 쪽방촌 주민들의 경제여건상 이주대책 합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고심 끝에 영등포구는 쪽방촌 정비사업은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사업추진의지가 강한 집창촌 쪽 토지주들과 먼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쪽방촌 부지를 제외한 집창촌 부지 규모만 하더라도 15000에 달하는데다 부지 전체가 일반상업지역이어서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분리개발을 한다고 해도 사업성은 양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영등포구는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영등포역 일대를 중심상업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수원역의 경우 2017. 5월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하고,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일대의 낙후되고 혐오스러운 경관과 시설을 정비코자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견을 수렴 중으로 지정요건이 충족될 경우 올해 안에 정비구역으로 지정하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어, 관련규정에 따라 각 추진단계별로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며, 주민동의율 미 충족 시에는 사업이 지연되거나,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수원시는 밝혔다. 이어 수원시는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울 경우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위하여 다른 정비사업방식을 검토하여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정비를 추진할 예정임을 알려드리며, 본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평택역 인근 집창촌의 경우,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평택시와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평택역 인근 집창촌 부지는 3.31천만원이 넘는 높은 땅값에 지자체는 물론 민간사업자도 쉽게 개발 엄두를 내지 못하다 보니 영업이 활발하다고 한다. 거기에 미군부대가 오산과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성을 구매하려는 주 수요층이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옮겨가 집창촌이 계속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평택시민들은 평택역 주변의 낙후된 상권이 하루빨리 개발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평택고속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도 너무 낙후되어 시민불편이 이어지고 있지만, 터미널 자체가 민간업체 소유이다보니 평택시에서 터미널 개발에 관여를 할 수가 없다고 평택시 관계자는 밝혔다.

 

결국, 영등포역과 수원역 주변의 경우 현재 개발이 진행중이거나 곧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평택역 주변의 경우 높은 지가와 사업을 둘러싼 당사자들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개발이 치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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