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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현직 기관사가 뽑은 '진상 승객' TOP 10

현직 도시철도 기관사가 뽑은 진상승객 TOP 10

▲전동차 기관사.그의 손에는 수백명 승객들의 안전이 달려있다.(출처:2017년 공항철도 기관사 인터뷰)


도시철도.

대도시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대중교통 수단이다.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지하철.빠르고 편안하고 교통체증이 없는 도시철도이기에, 오늘도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하지만 수 백명의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인만큼, 사고가 났다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일쑤고, 그만큼 진상 승객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승객들이 볼 때도 어딜가나 진상 승객이 있듯이, 현직 승무원이 볼 때도 늘 진상 승객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직 승무원들이 뽑은 진상 승객 유형엔 어떤 유형이 있을까.


서울에서 올해로 25년째, 전동차 운행을 하고 있는 현직 기관사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선, 진상 승객 유형을 말해주기 전에, 이 기관사는 전동차를 운행하는 승무원이라면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익명을 요청하였다.


1. '다음에 보자~' '조심히 가~' - 스크린도어에 바짝 붙어 있는 승객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도 배웅을 하겠다며 출발하려는 버스가 후진으로 승강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위험하게 버스를 따라가는 배웅객들이 있듯이, 지하철역 승강장에서도 배웅을 하기 위해 열차 출입문이 닫힐 때까지 스크린도어에 바짝 붙어 있는 승객들을 볼 수가 있다. 스크린도어에 기대어 있을 경우, 승강장 CCTV상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하여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다.


CCTV상으로 사각지대없이 승강장 상황을 확인할 수가 있어야되는데 스크린도어에 기대어 있을 경우, 승무원들은 CCTV로 승강장의 일부를 아예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CCTV를 보고 '감'으로 출입문 취급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감'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럼에도 부득이하게 '감'으로 출입문 취급을 하는 것은 열차가 지연되어 다른 승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승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2. '어머~ 안돼~' - 육상선수처럼 달려오는 승객


승무원들은 항상 출입문 취급전에 안내방송을 두 세차례 내보내고, 마지막으로 CCTV를 한번 더 확인한 후, 출입문을 닫는다.그렇게 심혈을 기울이고 출입문을 닫으려던 찰나,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육상 달리기선수처럼 출입문을 향해 달려오는 승객들은 승무원들로 하여금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출입문을 열었다 다시 닫기까지 최소 10초가량 더 정차하게 되는데, 이는 전동차 지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처음 10초 지연 출발한 열차는 지연 시간이 누적되어 결국에는 5분, 10분씩 지연되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는 '민폐'로 작용하게 된다.


▲전동차 승무원은 여러 가지가 제약된 공간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출처:2017년 전동차 기관사 인터뷰)


3. '일단 넣고 보자!'- 출입문틈에 우산 등 길다란 물체 투척 승객


승강장에 내려가서 열차에 타려는데 출입문이 막 닫히기 시작한다. 코 앞에서 열차를 놓치는 걸 싫어하는 일부 승객들은 닫히는 스크린도어나 출입문틈으로 우산을 비롯한 길다란 물체를 투척하는 경우가 있다. 전동차의 안전장치 구조상 출입문틈에 두께 1센치 이상의 장애물이 감지되면 열차는 출발할 수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문이 닫히던 찰나, 길다란 물체를 투척하여 출입문이 다시 열리게 하려는 승객들. 물론 배차간격이 긴 노선의 경우 코 앞에서 열차를 놓치면 20분,30분을 다시 기다려야하는 승객들 입장도 백 번 천 번 이해가 되지만, 길게 보면 출입문이 다시 열리고 닫힘으로써 소비하게 되는 10초~20초의 시간이 길게 보면 열차 지연으로 이어져 전체 승객들에게 '민폐'로 작용하게 된다.


4. 잡상인, 구걸하는 승객


잡상인, 구걸하는 사람은 승객들한테도 민폐지만, 승무원들한테도 민폐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음악 틀고 구걸하는 행위, 물건파는 상인들은 운전실에서도 음악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시끄럽다고 한다. 이런 부류의 승객들은 승객들이 콜센터에 문자 신고를 하여 인근 역 직원이 나와 강제하차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비상인터폰으로 승무원한테 신고를 하면 승무원이 인근 역에서 잡상인이 하차하는 걸 확인한 후에 출발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열차 지연 출발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항상 CCTV확인을 철저하게 한다.


5. 느릿느릿 하차하는 승객


지하철은 다수의 승객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모두가 타고 내릴 때, 같이 승하차하지 않고, 항상 열차 출발 직전에 하차하는 승객들이 있다. 승무원들도 CCTV로 승객들의 흐름을 확인한 후, 출입문을 취급하여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지만, 항상 열에 한 명은 흐름에 역행하는 승객들이 있어 승무원들도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내리는 승객들이 내리다가 닫히는 출입문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항상 '출입문 닫습니다' 라는 방송을 수차례 실시하지만, 여전히 뒤늦게, 느릿느릿 내리는 승객들이 있어 출입문 취급시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6. 종착역 도착열차에 승차하는 얌체족


한 때 1호선 용산역 급행열차 승강장에서 종착열차에 탄 뒤, 회차선까지 다녀오는 얌체족들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는, 퇴근시간 동인천급행 열차가 콩나물시루로 변하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한 자리경쟁을 피하려고 미리 도착열차에 승차하여 회차선까지 올라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유형이다. 먼저 도착해서 줄서서 기다리던 승객들은 결국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질서있게 승차하는 보람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런 승객들이 승무원들한테 '진상'으로 통하는 이유는 일단 객실에서 자리싸움이 발생할 여지가 크고, 종착역 도착 후 회차선으로 들어갔다가 영업운행을 하지 않고, 곧바로 차량기지로 입고해야하는 경우, 열차를 중간에 정차시키고 강제로 하차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승객들은 승무원들한테도, 다른 승객들한테도 '진상'으로 통하기 마련이다.


7. 내 일행은 내가 태운다! - 출입문을 막고 있는 승객


종종 이런 승객들이 있다. 출입문 한가운데를 막아서고선 '빨리와~ 차 떠난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승객. 이럴 땐 승무원 입장에선 정말 난감해진다. 운전실문을 박차고 나와 100m 달리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방적으로 출입문을 닫아버리면 해당 승객이 운영사에 민원을 넣기 때문이다.


승무원 입장에선 역풍을 맞기 일쑤다. 결국, 출입문 닫겠다는 방송을 하고, 일부 승무원들은 출입문을 재개폐를 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출입문은 금방 닫혔다 열리지만, 스크린도어는 센서에 의해 작동하기 때문에 약 10초~15초가량 열차가 지연출발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 운행시간이 누적될 수록 지연시간도 누적되므로 결국 다른 승객들한테도 피해가 갈 수 밖에 없다.


8. 자전거 휴대승차 규정을 안 지키는 승객


자전거도로가 활성화되면서 지하철에 자전거를 휴대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이에 운영기관에서는 자전거 거치대를 전동차 양끝 객차에 설치하고, 자전거 휴대가능 시간도 별도로 공지하였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자전거 휴대에 관한 규정을 잘 지키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은 승강장과 대합실을 이어주는 계단이 승강장 중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전거 거치가 가능한 양 끝 객차로 이동하기가 싫어 중간 객차에 승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일반 승객과 자칫 시비가 붙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특히, 요즘같이 날이 덥고 습하면 불쾌 지수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사소한 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승객들이 있어 자전거 휴대승차자와 비휴대승차자간에 언쟁이 발생하는 빈도가 더 높다고 한다.


▲신형 전동차들은 출입문 개폐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객실 의자밑이 텅 비어 제작되고 있다.


9. 쓰레기는 전동차 객실에?


테러 방지를 위해 지하철역사내 휴지통 갯수가 많이 줄어듦에 따라 테이크아웃 음료나 과자를 다 먹고, 휴지통까지 가는 게 귀찮아 전동차 객실에 몰래 버리고 가는 승객들도 은근히 많다고 한다.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발견되는 공간은 노약자석쪽, 그리고 의자밑이 가장 많다고 한다. 특히, 요즘 새로 제작되는 전동차들은 출입문이 유압식이 아닌 기계식으로 제작되다보니, 의자밑에 출입문 관련 설비가 없이 난방장치만 설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간이 널널한 경우가 많다.


특히, 다 마시지도 않은 테이크아웃 음료를 의자밑 구석에 버리고 내릴 경우, 전동차의 흔들림에 따라 컵이 쓰러져 안에 있던 내용물이 흘러나와 객실바닥을 더럽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당연히 더러워진 객실은 모두 청소요원 몫이라고 한다.모두가 이용하는 전동차 객실은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걸 승객들이 인지하였으면 한다고 승무원들은 입을 모았다.


10. 시끄럽게 떠드는 승객


중간객차에서 심하게 떠드는 경우, 같은 칸에 승차한 다른 승객이 문자로 콜센터에 신고하여 역무원에 의해 제지를 당하거나, 강제하차 당하게 된다. 하지만 간혹 객차 양끝칸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경우, 운전실까지 들려 심하면 승무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승무원이 강제로 하차시키며, 이 과정에서도 약간의 열차 지연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지하철의 환경정비 수준은 정말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의 지하철 운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 갈 정도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데 비해, 시민의식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승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처럼 승무원이 뽑은 지하철내 '진상 승객' 유형에 대해 알아보았다. 어디에 내주어도 정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지하철이지만, 그에 비해 시민의식은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고 승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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