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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2018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바란다

: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한국철도시설공단 캐릭터 레일맨(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시설공단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철도공단이 맞다. 시설공단이라고 하면 각 지자체 산하의 시설공단과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철도공단의 이사장은 지난 2월에 취임한 김상균 이사장이다. 철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공단 부이사장도 지냈던 철도전문가다.

 

한편 이번 5월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되는 달이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철도를 둘러싼 환경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크게 변했다. 작년에 우리는 북한의 방해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남북정상회담이 두 번이나 열렸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당장이라도 북한과 철도가 연결될 것 같은 꿈이 부풀고 있다.

 

그러는 중에도 IT기술의 발달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전국 곳곳에 새로운 철도가 개통되고 있고 공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새 사령탑을 맞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어디로 가야할까? 김상균 이사장 취임 3개월을 맞이하여 앞으로 철도공단이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았다.   


▲2030년 미래철도전망(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제공) 

 

첫째로, 향후 우리나라 철도망이 보다 통합적인 성장과 발전을 해나가는데 철도공단이 기여하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 철도는 국가기간교통망계획과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의해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계획은 필요한 노선들을 나열하고만 있을 뿐 노선간의 관계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또한 개별 노선들은 예비타당성조사에 의해 투자 여부가 결정된다. 물론 예비타당성조사 시행 시에는 상위 계획들과 연관 노선들을 고려하여 조사 대상 노선의 타당성을 평가한다. 하지만 개별 노선이라는 근본적인 초점은 넓히지 못한다.

 

개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타당성이 낮게 나왔더라도 공간적 초점을 전국 규모로 넓히고, 기간을 장기로 늘리면 필요한 꼭 노선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꼭 필요한 곳인데 노선 자체가 없는 곳, 꼭 필요한 곳인데 전철화가 안 되어 있거나, 복선이나 2복선이 아닌 경우 등이 그러하다.

 

이런 곳에 대해 일일이 타당성조사를 하다보면 투자시기를 놓치기 쉽다. 대표적인 곳이 경부고속철도와 수서고속철도가 합류하는 평택-오송 구간이라든지 경춘선과 중앙선이 합류하는 망우역 서쪽 등이다.

 

이런 곳은 지금까지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소사원시선이 오는 6월 개통되는데, 소사원시선 북쪽의 대곡소사선과 남쪽의 서해선을 동시에 개통시켰다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또한 수도권을 한 바퀴 둘러싸는 순환전철망이 구상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구성 노선 단위로 개별 평가한다면 전체 순환망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타당성조사 통과시기가 구간별로 중구난방이 되면 순환망의 효율을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즉 이제 철도건설을 할 때는, 전국 및 지역별 철도망의 큰 그림을 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철도망 구성을 해나가야 한다. 기계를 조립할 때 조립 순서가 잘못되면 나중에도 제대로 쓸 수가 없고, 고치는데 힘이 또 든다. 철도도 마찬가지다. 철도공단이 이러한 우리나라 철도망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눈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손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어떤 철도 구간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긴급한 투자가 필요한 곳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곳이 있다면 철도공단이 강력히 어필을 하여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물론 철도정책을 관장하는 국토교통부가 있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제일 잘 아는 당사자는 현장에 있는 철도공단일 수밖에 없다. 철도공단이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터널 건설모습(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두 번째로 스마트 철도시대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열차가 달리려면 철도시설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선로와 같은 시설을 만들고 관리하는 게 철도시설공단이다. 그런데 현재의 철도는 전통적인 선로 시설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바로 스마트 철도를 위한 시설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양한 철도시설들과 시설 위에서 달리는 열차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려면 각종 센서나 IoT 장비와 그리고 운영 기술들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첨단 4차 산업 기술들로 일컬어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드론, 블록체인, 증강 및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철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신기술의 기반이 철도시설에 잘 녹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철도공단이 단순히 선로만 깔고 말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스마트 철도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신산업 기술 기반을 철도에 미리 적용해주면 좋겠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기술 발전과 활용에 국내 모든 철도 관련 기관과 업체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다. 철도공단은 국유철도를 담당하지만 국내에는 철도공단 담당이 아닌 철도도 무척 많다. 대도시의 도시철도들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 기술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두고 있는데, 네트워크의 특징은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더욱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도공단이 담당하는 국유철도만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서 국내 모든 철도들을 대상으로 통합적인 스마트 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참여자들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된다.

  

현재 철도시설공단은 2011년부터 철도산업정보센터(www.kric.or.kr)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36개 기관의 다양한 철도정보들이 모여 있어서, 철도 정보의 원활한 공유와 유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철도공단이 스마트 철도기술을 활용하면서 국내 모든 철도 기관들과의 효율적인 연합과 협업을 통해 그 가치를 함께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향후 스마트 철도시대를 대비하여 철도공단이 철도 4차 산업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진과 같은 재난이나 시설 노후로부터의 철도의 안전성도 제고하고, 철도 시설관리와 이력관리 등에 있어서도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철도안전관리체계 구축 기본계획(2017.12)) 더 나아가 이 같은 첨단 철도기술은 국내 철도의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철도가 부족한 개도국들이라고 해서 4차 산업을 모르고 있는 게 아니다. 그들도 철도를 도입하면서 이왕이면 첨단 4차 산업 기술을 함께 도입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철도의 해외 진출을 희망한다면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4차 산업 기술까지 패키지화하여 우리나라 철도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같은 철도 4차 산업 분야에 민간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늘어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도로교통 분야의 4차 산업에서 다양한 민간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많은 국민들이 자가용 보유하고 있어서 저변이 넓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유독 4차 산업에서 철도분야는, 도로분야처럼 많은 발전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실시간 저혼잡 최적경로를 알려주거나, 버스 안의 잔여 좌석수를 알려주는 등 일상생활에 최적화된 다양한 정보기술들이 도로교통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철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각종 기술 표준들도 초보적인 단계라 민간들이 쉽게 참여를 하기 어렵다.

 

철도는 수송량과 수송밀도가 높기 때문에 4차 산업의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문제는 교통 전체에서 낮은 시장점유율(수송분담률)로 인하여 민간의 참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철도 4차 산업 분야에서 민간의 참여를 늘려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역할을 철도공단이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 금강산전기철도교량(문화재청 제공)

 

마지막으로 남북철도와 통일시대에 철도공단이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익히 알려진대로 도로 중심인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철도가 중심인 주철종도(主鐵從道)로 알려져 있다. 철도 쪽의 수송분담률이 훨씬 높다. 사실 이것은 경제가 덜 발전한 나라들에게 나타나는 모습으로서 우리나라도 60~70년대에는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북한에게 철도는 소중한 운송수단이다. 하지만 북한 철도의 상황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때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입으로 이야기했듯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정에 철도의 개량은 고사하고 유지보수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결국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북한에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최우선 순위는 철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북한 철도의 개량은 남북물류와 러시아 및 중국과의 대륙물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남북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흔들리기도 하는 상황에 북한이 언제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일을 원한다면 반드시 북한철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철도분야에서 남북협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철도 표준을 북한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한의 철도는 북한의 발전 여하에 따라 큰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당연히 전 세계 철도선진국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민관을 가리지 않고 투자를 하겠다는 곳도 많을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지금도 북한과의 국제철도가 운행 중인 중국이 가장 위협적이다.

 

안 그래도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동남아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 철도 관련분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성과로서 작년 초에는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열차가 18일 동안 12400km를 달려 런던에 도착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이 북한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방심한다면 북한 철도 전체가 중국화될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우리와 북한과 통일이 되더라도, 북한 철도와 우리나라의 철도는 영원히 분단되는 것이다. 애써 통일을 했지만 정작 철도의 분단이 고착되어 버리는 이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철도공단은 단지 철도산업의 북한 진출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통일의 전초 단계를 시행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북한에 가서 철도로 돈 몇 푼 버는 게 문제가 아니다. 한민족이 한반도를 통일로 되찾는 과정에서 물류와 운송의 혈맥 역할, 더 나아가 남북한의 정서적 통합 역할에 철도가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그 역할을 해야 할 곳이 바로 철도시설공단이다.


▲강릉선 KTX(코레일 제공)

 

평창올림픽 당시 서울에서 강릉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이동한 북한대표단은 내색은 안했지만 모두 놀란 모습이었다. 북한의 시속 40km짜리 열차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철도 개선에 대한 욕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철도사업 파트너로 우리를 선택해주면 좋겠지만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중국이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중국을 선택할 수도 있다. 북한 철도에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한 철도 진출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투자 규모 등의 금전적인 부분에서 중국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말이 통하고 같은 문자를 쓰는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서 중국보다 나은 조건에 있다.

 

우리나라가 북한 철도에 진출하여 남북협력을 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문제를 넘어 통일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절대 실패하거나 남에게 빼앗겨서는 안 되는 일이다. 당연히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종잡을 수 없는 남북관계는 절대 기다려주지 않는다. 철도시설공단이 이 같은 준비를 잘 해주기를 바란다.


▲강릉선 남대천교 모습(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전국의 고속, 일반철도와 대도시의 광역철도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지도는 철도운영사인 코레일에서 비해서 낮은 실정이다. 철도청으로 부르면 그나마 양반이고 철도시설관리공단 같은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까지 있는 실정이다.

 

매출이 소비자에게서 나오는 곳이 아닌 곳의 근본적인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현재 철도공단에서는 뉴미디어를 활용하고 SNS홍보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홍보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꼭 필요하고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홍보가 된다.

 

개별 노선 구축시대가 끝나고 노선들끼리의 축()과 망()의 구축이 중요해진 시대, 4차 산업 시대, 남북 철도 시대가 오고 있다. 이런 시대에 걸맞게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제 몫을 다 해내길 바란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철도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철도계 전체의 역량이 집중되는 구심점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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