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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지난 20169월 경강선(성남-여주선) 이후 오랜만에 수도권에서 신규 광역전철이 개통된다. 바로 오는 6월 개통예정인 소사원시선이다.

 

수도권 서부는 오래전부터 수도권의 주요 발전축이었으며 그로인해 교통혼잡이 심했다. 이번에 개통되는 소사원시선은 기존 철도 개량이 아닌 신규 광역전철로서 해당 지역의 교통편의 개선과 지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사원시선은 지난 2011년 착공 후 차근차근 공사가 진행되어 왔고, 현재 시운전 중이다. 3월에는 12개의 역명도 확정되어, 드디어 개통이 다가왔음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향후 소사원시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간략히 논하고자 한다.

 

 ▲ 소사원시선 노선도. 확정역명은 소사~소새울~시흥대야~신천~신현~시흥시청~시흥능곡~달미~선부~초지~원곡~원시 ©이레일  

 

노선 다목적 활용의 극대화 필요


소사원시선의 특징은 다양한 노선과의 연계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소사원시선 이름 자체가 서해선으로 변경되었다. 당초 서해선은 송산-홍성 구간의 간선철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소사원시선은 이 노선과 직결할 예정이다. 그래서 노선명을 통일시킨 것이다.

 

동해남부선 부전-일광 구간의 이름을 동해선으로 바꾼 것이나, 성남여주선과 원주강릉선을 경강선으로 통일시킨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소사원시선과 연계된 노선은 대곡소사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서해선 등 매우 다양하다. 장기적으로는 경의선-대곡소사선-소사원시선-서해선-장항선-전라선-경전선을 통해 북한과 광양항이 철도로 연결될 계획이다. 서해안 물류와 남북 물류라는 중추적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방사망과 순환망 기능을 동시에 가질 예정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대곡소사선과 직결하면 수도권 서쪽을 지나는 순환형 노선이 되고, 소사원시선 시흥시청역에서 신안산선을 타고 여의도로 올라가면 서울로 향하는 방사형 노선이 된다. 원시에서 서해선을 타고 남으로 내려가면 경부선과 평행한 방사형 노선이 되지만, 초지에서 수인선으로 환승하여 수원역으로 가면 순환형 노선이 된다.

 

아울러 신안산선-월곶판교선이라는 방사형 노선과 소사원시선이라는 순환형 노선이 시흥시청역에서 교차하며 환승된다. 당초 시흥시청역은 십자 환승이 예정되어 환승거리가 길어질 것이 우려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방향별 쌍섬식 승강장에서 두 노선이 만났다 헤어지는 구조로 변경되어 평면환승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1-4호선 금정역과 동일 구조다.


▲시흥시청역 구조도. 제 1안으로 건설된다. ©국토교통부

    

이같이 다양한 주변 철도와 연계되어 있는 소사원시선은 그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소사-시흥시청-월곶 계통을 생각할 수 있다. 소사원시선은 소사에서 원시로 가는 열차와 신안산선에서 소사원시선으로 합류하는 열차가 시흥시청역에서 합쳐지므로 시흥시청역 이남은 열차 수가 많아지게 된다.

 

이를 균형화하기 위해서 소사-시흥시청-월곶 계통의 열차를 운행한다면 시흥시청역 이남의 열차 과밀도 피할 수 있고, 새로운 직통운행 경로 개발로 승객 편의도 도모할 수 있다. 예전에 안산선(4호선) 열차가 금정역에서 경부선(1호선)에 진입하여 청량리역까지 운행되던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월곶-판교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다양한 계통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하고 시민들에게 미리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소사원시선이 제일 먼저 개통하지만, 현재 대곡소사선이 공사 중이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 다양한 노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그때그때 급하게 대응하지 말고, 미리부터 장래의 운행계획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차근차근 채워나간다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안내체계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통일감 있게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준비가 부족하면 각종 민원과 정치적 압박에 휘둘리게 되고, 결국 나중에는 누더기처럼 사업이 시행되어 효율성과 완성도가 떨어진다. 결국 피해는 승객들이 입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들이 얽혀 있을 때는 선견지명과 장기적 계획이 필수적이다.  


▲소사원시선 차량내부 ⓒ 시흥시청

 

새로운 승무원 근무 방식의 도입 고려

두 번째로는 소사원시선에 설치된 CBTC운영체제를 최대한 활용하였으면 한다. 소사원시선에는 통신기반 이동폐색 신호시스템으로 알려진 CBTC(Communication-based train control)가 설치된다. 국내에서는 신분당선이나 부산김해경전철 등에서 볼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보통 우리나라 광역전철에는 ATSATP가 설치되는 게 보통이었기에 CBTC가 설치된 것은 이색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CBTC가 설치되었다고 해서 소사원시선이 무인운전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관사가 근무하며, 신분당선과 달리 객실과 분리된 전동차내 운전실도 그대로 존재한다. 타 노선과 연계가 많은데다가, 향후 대곡소사선, 서해선을 통해 화물열차까지 운행되는 등 노선 독립성이 약하기 때문에 신분당선과는 다른 모습을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CBTC같은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일반적인 형태의 운전을 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바람은, 기관사가 운전은 기계에게 맡기고 차내 순시를 하는 형태의 새로운 근무체계를 도입해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일단 소사원시선 개통 시점에서 소사원시선은 독립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전 구간 스크린도어 완비로 승객 등이 선로에 내려가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 경우 기관사가 굳이 운전실 안에만 있는 것은 안전이나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다. 어차피 운전은 전동차가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이 역할은 기계에게 맡기고 승무원이 차내에서 돌아다니는 게 나을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동차 안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운전실에 있는 기관사가 이를 쉽게 파악하지 못해 문제가 커지는 사례를 자주 보아왔다. 객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데 기관사는 이를 정확히 알지 못해 문을 열지 않고 있다가, 승객들이 먼저 비상콕크로 문을 열고 달아나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2017122일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전동차 화재사고) 만약 기관사가 운전실이 아닌 객실에서 근무 중이었다면 상황을 더 빠르게 파악했을 수 있다.

 

다만 소사원시선은 향후 하중역 예정지에 지상 구간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지상 구간은 지하 구간에 비해 지장물 침입의 가능성이 크긴 하다. 따라서 우선 이 구간에 대해 방호책을 촘촘하게 설치하고, 또한 열차가 이 구간 운행 시에는 기관사가 일시적으로 운전실에 들어가 있다가 지하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소사원시선 지상구간 ©시흥시청  

 

아무리 객실에 설치된 CCTV가 있더라도 운전실에서 기관사가 모니터로 차내를 살펴보는 것과, 직접 차내에 근무하면서 상황을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은 대응능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관사가 객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있고, 이럴 때에는 사람과 기계가 적절히 역할분담을 하면 되는 것이다.

 

비행기의 객실 승무원들이 승객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 같지만, 더욱 중요한 일은 위급시 승객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이다. 전동차 기관사도 마찬가지로서 운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가 전동차 운전을 하고, 기관사는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것이 더 나은 역할분담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수도권 전철의 신호시스템은 수명주기에 따라 어차피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경이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타 노선과 연계구간이 많은 광역철도이면서도 CBTC를 도입한 소사원시선이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유관 기관, 회사와의 고밀도 협력체 필요


마지막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소사원시선과 관련된 회사들끼리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1974년 우리나라에 지하철 첫 개통시에만 해도 관련된 기관은 철도청과 서울시 둘 뿐이었다.

 

하지만 소사원시선은 BTL사업자인 이레일, 관리운영을 수탁 받은 서울교통공사, 열차를 운행하는 코레일로 나뉜다. 물론 그 위에 국토교통부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노선이 연결되면서 관련 회사는 점점 늘어간다. 대곡소사선 사업자, 신안산선 사업자, 서해선을 건설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련된다. 여기에 대곡소사선과 신안산선은 민자사업이므로 또 관련 회사가 추가될 것이다. 통합요금제 시행으로 인해 시내버스를 관리하는 지차체들과의 논의도 필수적이다.

 

결국 안 그래도 어지럽게 연결된 노선에, 회사들까지도 다양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는 의견이 쉽게 정리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기업들은 그냥 자기들 쪽만 정책만 결정하여 일은 추진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는 좋은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 지하철이 칭찬받는 이유는 외국 대도시와 달리 통합된 운임체계와 통합된 운행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승객들의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환승편의를 개선시켜준다.

 

현재 수도권에도 전통적인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외에 신분당선, 공항철도, 각종 경전철 사업자들이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체로 독립적인 노선체계를 갖고 있어서 수도권 통합요금제 포함 후 환승게이트를 설치하는 정도로 비교적 개별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신안산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하지만 소사원시선을 비롯한 관련 노선들은 이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다. 신안산선 열차가 소사원시선에 진입하고(시흥시청역 이남), 월곶판교선 열차가 신안산선 노선을 사용하며(시흥시청-광명 구간), 소사원시선 열차가 송산차량기지에 가려면 신안산선 구간을 이용해야만 하는 등(원시-송산차량기지) 각 사업자들 노선에 타사 열차들이 수시로 들락거리게 된다. 서해선과 월곶판교선에서는 통근열차가 아닌 특급열차까지 운행되는데, 승강장을 공유하니 승객 구분도 힘들어진다.

 

이렇듯 소사원시선은 수도권 서부에 등장할 광대하고 복잡한 철도망의 시작인 셈이다. 이럴 때일수록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단견으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말고, 관련된 회사와 기관들이 조기에 협의체를 만들어서, 향후의 운영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여기에 국토교통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회사들이 국토부 지시만 바라면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민자사업의 취지는 민간의 창의성을 SOC사업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게 창의성의 전부는 아니다. 고객의 수요와 요구에 집중하는 사기업 특유의 감각을 살려 승객이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행서비스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국토부가 어떻게 하라고 시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는 민자사업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관련 회사들끼리의 밀도 높은 의사소통을 기대한다. 이왕 민자사업으로 출발했다면 공기업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민자사업에 갖고 있는 안좋은 인식들을 없애는데 기여해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수도권 전철은 주로 기존선 개량 위주였고, 신설 노선은 주로 대규모 신도시 사업과 연계된 경우였다. 하지만 소사원시선은 신도시 없이도 순수하게 신설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전철 사업이 이제 새로운 단계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남북관계가 안정되면서 남북물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때 남북간 화물이 서울시를 관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도권 우회철도가 필수적인데, 소사원시선이 바로 이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장거리 지하 화물선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철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밖에도 수도권 최초의 BTL철도 사업이라는 점, 열차운행과 시설관리를 다른 회사가 한다는 점, 서울교통공사가 최초로 서울 바깥의 광역전철 사업에 진출한다는 점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공사를 진행하느라 수고하신 사업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6월에 무사히 안전하게 소사원시선(서해선)이 개통되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해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기존의 운영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시민들이 확실히 느낄 수 있고 그만큼 시민의 이익으로도 돌아올 수 있는 더욱 새롭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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