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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제도 개선 필요 vs 현행 유지

▲안전의 외주화.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 인천교통공사가 적자 심화를 이유로 올해 지하철 기본운임을 200~300원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운송원가는 1696원인데 현재 평균운임은 748원에 불과에 원가보전율이 47%선에 그쳐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비중도 해가 거듭될 수록 높아지고 있어 적자는 더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공사측은 밝혔다.


하지만 지하철 운임은 각 지자체의 권한이기 때문에 운영기관이 단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곧바로 인상안 검토는 철회되었다.


인상안 검토는 철회되었지만, 지하철 운영적자에 대한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지하철이 개통된 서울지하철의 적자는 어느정도인지,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노인 무임승차제를 두고, 현장의 반응과 함께 해결방안도 모색해보려고 한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손익계산서.


◆ 서울지하철 운영적자, 어느정도인가?


서울지하철의 경우, 교통공사 출범 전인 2016년과 2015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2016년 서울메트로는 1,122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254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에도 양 공사는 각각 2천억원대와 1천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 적자에서 노인 무임승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


지하철 운영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연코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이다.


노인 무임승차제도는 1980년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운임 요금을 50% 할인해주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984년부터 현재와 같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100% 무임승차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어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며 노년층의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었고, 철도공사와 교통 예산을 책임지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적자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선거철마다 복지의 범위를 두고 복지 과잉 논란이 빚어지면서 노년층 무임승차 제도의 존폐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게 되었다.


지하철 운영사의 연간 적자 규모에서 노인 무임승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1%에 달한다고 한다. 방심할 수 없는 건, 우리나라도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현행대로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지하철의 연간 적자 규모에서 노인 무임승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 무임승차제도의 제도적 문제점은?


노인 무임승차제도의 문제점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는 부분은 노인 무임승차 제도에 따라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큰 폭의 적자라고 볼 수 있다. 연평균 승객증가율보다 노년층 증가율이 배 이상 높다보니, 이로 인한 운영기관들의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노인 무임승차 부담 비용 외에도 다른 곳에도 책정해야 할 예산이 빠듯한 상황인데, 이렇게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적자액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요금을 받는 정책을 검토하는 지역도 있다.


실제로 신분당선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500원씩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가 철회한 적도 있었다.


또한, 만성적자로 인한 안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에 지하철이라는 대중교통이 개통된 지도 올해로 44주년을 맞이하였다. 세월이 흐른 만큼 시설의 노후화도 점점 심해져 서울지하철 전체 전동차의 57% 가량이 차령이 21년이 넘은 상태이고, 시설물 보수에 대한 투자도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매년 천 억대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투자는 사실상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시내버스로 치면 타이어 교체시기가 되어 타이어를 교체해야되는데, 적자가 너무 심해 타이어를 제때 교체하지 못하고, 교체하더라도 재생타이어로 교체하여 결국엔 또다른 안전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에도 수 백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만성적자로 인한 안전에 대한 투자 위축이 우려되는 이유다.


◆ 현행 무임승차제도 유지 vs 기준연령 70세로 상향


초고령화 사회 진입, 그리고 만성적자로 인한 지하철 안전 투자 위축으로 인해 급기야 '지공거사'라는 은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이라는 뜻의 은어인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경제적 손실도 너무 크고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 노인들 무임승차 없애든지 아니면 연령 기준이라도 좀 높이자' 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홍창의 교수는 "전체 인구 중에서 노인 인구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65세 이상이라는 기준을 가져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지 않는가. 예측조사를 보면 2060년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우리나라에서 41%에 달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재벌들도 대부분 65세가 넘었고, 공무원들도 퇴직하면 연금을 받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무임승차를 하게 하는건 형평성에 어긋난다" 며 시대에 맞게, 소득에 맞게 무임승차 대상을 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반면에, 아주대학교 유정훈 교수는 "노인 무임승차제도라는 것이 법적으로 노인복지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층들은 교통비 부담이 덜하겠지만, 은퇴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의식주가 풍족해도 이동이 안 되면 사실은 사는 게 아니라고 느껴진다. 은퇴자분들한테도 무임승차라는 공짜 신발을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고, 무임승차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운송원가 자체가 덩달아 치솟거나 이러진 않는다.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는 경제활동에서 은퇴를 하신 분들에 대한 사회적 혜택이다. 또한, 무임승차로 인한 보전액이 8천억가량 되는데, 65세 이상 무임승차를 유지함으로써 사회적으로는 8000억 이상의 효과가 있다" 며 현행대로 유지해야함을 강조하였다.


◆ 현장의 반응은?


무임승차 대상자인 65세 이상 노인들은 교통비 부담없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고, 지하철 실버 택배로도 큰돈은 아니지만 용돈정도는 벌 수가 있어서 자식들한테 부담도 안가고,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출퇴근시간 지하철을 이용하는 젊은 직장인들은 "출퇴근시간만이라도 65세 이상 승차자도 단돈 몇 백원이라도 냈으면 좋겠다. 누구는 돈 내고 누구는 공짜로 가고, 또 행여나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보게 되면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마냥 편하게 앉아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 보전을 놓고, 정부와 관련부서, 지하철운영기관의 입장도 모두 제각각이다.


운영기관측은 무임승차제도라는 것이 보편적 복지인만큼, 이로 인한 손실액 전액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으며, 지자체 도시철도는  지자체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적자도 지자체에서 보전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에서는 "지자체 도시철도는 지자체의 인프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무임승차에 대한 손실비용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


국토부에서는 "노인복지법상 노인의 무임 수송 규정은 강제 규정이 아니다. 무임수송은 지자체 재량이다" 며 서로가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무임승차처럼 조건없는 보편적 복지보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빈곤층을 위한 재분배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출퇴근시간에는 유료로 이용을 하거나, 1일 이용횟수를 제한하는 방법, 소득에 따라 요금을 차등부과하는 방법, 그리고 무임승차 기준연령을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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