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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

우리나라 최초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은 역 - 경춘선 김유정역

철도공무원의 가족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촬영지, 레일바이크와 문학촌도 구경거리


<봄봄>,<동백꽃>.

학창시절 한 번씩은 접해보았을 것이다. 바로 소설가 김유정의 작품이다. 그리고 강원도 춘천에 가면 '김유정'이라는 전철역이 있다. 건물도 한옥풍이고 역명판의 글씨체도 궁서체이다. 분명 다른 역들과는 차별성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복사 붙여넣기 한 것처럼 유리궁전에 사각형 모양의 다른 지하철역에 비하면 김유정역 역사는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김유정역은 국내 최초로 사람의 이름을 딴 기차역이다. 원래 경춘선 무궁화호가 정차하였으나, 경춘선 복선전철화로 인해 현재는 광역전철만 정차하고 있다.



김유정역은 1939년 7월 25일 '신남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이후 이 지역에 김유정문학촌이 들어서게 되면서 '신남역'은 '김유정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었다. 김유정역에 내리면 '나신남'이라는 명찰을 단 조형물이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과거 김유정역이 '신남역'이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있다.


잠시 조형물을 감상해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역무원의 이미지와도 매우 비슷하다. 지긋한 나이에 제복을 입고, 중년의 나이답게 배가 약간 불룩하게 나온, 그리고 동그란 안경을 쓴, 전형적인 역장의 모습이다. 어느 기차역이든 전철역을 가도 역사를 총괄책임지는 '역장'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다. 그만큼 경험이 많아야하기 때문이다.



'나신남'역장 조형물 뒷쪽에는 '원조' 김유정역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의 김유정역 역사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기 전만 하더라도 이 건물에서 여객승하차가 이루어졌다. 현재 이 역사는 한국철도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지정한 철도문화재이다. 요즘 흔하지 않은 아담한 사이즈의 역사이다.



안으로 들어가보자. 철도문화재답게 내부도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다.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까지 모든 것이 그대로이다. 2018년이지만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는 2010년에서 멈추어있다. 김유정역에서 한 정거장인 남춘천역까지의 요금도 2,500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당시 무궁화호 기본요금이 2,500원이었다는 의미이다. 현재는 이 구간을 이동하게 될 경우 1,250원을 지불해야한다. 딱 절반 수준이다.



과거 역무실로 활용되던 공간에는 각종 역무관련 용품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벽면에는 김유정역에 기차가 멈춰서던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도 액자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넷이서 서로 의자를 돌려 오손도손 계란을 까먹으며, 때로는 캔맥주를 하나씩 마시면서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하던 시절의 모습들이다. 그만큼 기차가 다니던 당시에는 추억이 있고, 정이 넘쳐났다. 구불구불한 단선 선로였기에, 열차의 운행속도도 지금보다는 현저하게 느려 바깥 경치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은 경춘선에서 예전처럼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손도손 이야기꽃이 피어나던 춘천가는 기차는 '춘천가는 전철'로 바뀌었고, 북한강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던 무궁화호는 쭉쭉 뻗은 터널을 달리는 2층 열차로 바뀌었다. 시속 100km도 안되는 속도로 느릿느릿 여유있게 달리는 대신, 최고속도 180km로 선로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김유정역에서는 지난 90년대 중후반경에, '간이역'이라는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50대 말단 철도공무원인 가장과 그의 가족들의 가족애를 그린 휴먼틱한 드라마였다. 김유정역 방문은 문득 '아버지'에 대한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늘 밖에서 돈을 벌어야만 했던 아버지.


쨍하고 해뜰날은 없었지만, 가족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등대'였다.



기존의 역무실로 들어가보면 역무설비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제복도 입어볼 수가 있고,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각종 서류와 전화기, 그리고 제복까지. '간이역'이라는 드라마의 주제답게 '기차'와 관련된 물품들이 기존 역사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제복을 제외한 다른 물품들은 눈으로만 감상해야한다. 전철이 개통되기 전에 쓰이던 물품들은 모두 전시를 위해 기증되었다.



김유정역 곳곳에는 이처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니, 김유정역에 방문했다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도록 하자.  



김유정역 인근에는 김유정문학촌이 조성되어 있다. 김유정문학촌의 주제이기도 한 소설가 김유정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으며,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중외일보()》에 각각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다. 폐결핵으로 인해 29세에 요절하기 전까지 불과 2년 동안의 작가 생활을 통해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길 만큼 창작욕도 왕성한 소설가였다. 대표작으로는 <금 따는 콩밭>이 있으며, 그 밖에도 <봄봄>,<동백꽃>,<따라지>,<만무방>,<땡볕> 등의 단편이 있다.


김유정역 바로 옆에는 레일바이크도 이용할 수가 있다. 강촌역과 김유정역간 옛 철길을 따라 레일바이크가 건설되었는데, 페달을 굴리면서 자전거를 탈 수도 있지만, 전동모터가 달려있어 페달을 열심히 굴리다가 힘에 부친다면, 전동모터의 힘을 빌려 자전거를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김유정역은 원래 기차가 서던 역이었던만큼, 아직도 기차역으로 활용되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승강장과 운행을 중지한 무궁화호 객차가 전시되어 있으며, 무궁화호 객차는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많은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어가기 때문에 사진찍기 편하도록 기관차 곳곳에도 계단을 설치해두었다.


김유정문학촌까지 모두 둘러보았다면, 서울가는 열차를 타기 전까지 무궁화호객차 카페에서 잠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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