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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경강선 – 동계올림픽 이후를 생각한다

▲경강선 열차


: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20년간의 준비 끝에 2018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특히 철도 입장에서도 평창올림픽은 의미가 큰데, 강원도로 가는 철도가 대폭적으로 신설, 개량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원주와 강릉을 잇는 경강선이다. 경강선은 250km/h급으로 건설된 준고속철도이다. 경부나 호남고속철도에는 못 미치나, 좀 더 짧은 거리를 생각하면 사실상 고속철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색-서원주 구간을 개량하여 속도를 높인 점, 청량리역의 역할 분담을 위해 상봉역을 만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에서 경강선으로 갈 수 있게 미리 연결선을 만들어 둔 것이 주효했다.

 

결국 경강선은 평창올림픽의 대표 교통수단이 되었다. 인천공항과 평창/강릉간에 안전하고 편리하며, 정확하게 대량으로 승객을 실어 나른다. 철도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경강선을 통해 한국철도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리게 된다.


▲경강선 강릉역


하지만 문제는 올림픽 이후이다. 많은 올림픽 경기장들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파리를 날리곤 한다. 경강선도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로 패럴림픽까지 끝나고 나면, 경강선의 열차 수는 하루에 26회로 줄어든다. 그나마 평일에는 18회이다. 올림픽 기간 중에 비하면 존재감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사실 강원도는 특유의 낮은 인구밀도 때문에 철도 운영이 어려운 곳이다. 특히 국토 남부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는, 철도에게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림픽에 맞춰서 좋아진 것은 철도뿐만이 아니다. 도로도 상당히 개선되었다. 결국 가까운 거리와 개선된 도로망 덕분에, 올림픽 후에 정작 철도수요는 늘지 않고 도로 수요만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운영원가가 비싼 철도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올림픽 후의 경강선 운영에 비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경강선 및 관련 철도의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인천공항에서 서울역 미경유 강릉가는 열차의 운행횟수도 대폭 증가하였다.

 

첫 번째로 인천공항~강릉행 열차가 운행될 필요가 있다. 수색역에 공항철도-경의선 연결선이 생긴 후 일부 KTX열차가 남부지방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행 중이다. 하지만 서울역까지 돌아가는 구조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더구나 철도운임은 거리에 비례하므로, 우회로 인해 소요시간이 늘어나는데 운임까지 함께 늘어나는 이중고가 있다.

 

따라서 필자는 평창올림픽 이후에 인천공항-서울역-남부지역으로 가는 열차 대신 인천공항에서 강릉으로 가는 열차가 운행되기를 바란다. 이 노선은 우회를 하지 않으므로 시간도 덜 걸리고, 운임도 불필요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버스보다 경쟁력이 확실히 더 높아져서 탑승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결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노선이 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우회를 하지 않는 타 교통수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금 인천공항-서울역-남부지역 KTX가 그 상황이다. 승객이 적은 열차가 공항철도 노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참고 http://cafe.daum.net/kicha/2w48/55 )


▲광명역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리무진버스

 

기존 남부방향 노선을 이용하던 승객에 대한 대안도 있다. 우선 광명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리무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열차보다 광명역으로 가는 열차 수가 훨씬 많으므로 더 편리하다. 광명역에서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인천광역시_관내 도시철도 장기 계획    


아울러 인천지역 승객들은 향후 개통 예정인 수인선 송도역에서 출발하는 인천발 KTX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검암역을 이용하던 인천 북부 승객들이 송도역까지 가기도 힘든 문제는 있다. 이들 승객을 위해서는 공항철도-서울역 KTX 연계 이용 시 운임을 할인해주는 등의 대안도 필요하다. 주안역과 송도역을 연결하는 인천 도시철도 장기구상 노선이 더 빨리 구체화될 필요도 있다. 이 노선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통해서 검암역과 송도역을 1회 환승으로 연결해준다.  


▲경강선 만종역 공사 당시의 모습


두 번째로 원주역의 역할 분담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향후 서원주~제천간 중앙선 전철이 복선화되면 원주시는 대전시와 같이 이원화된 철도역을 갖게 된다. 경강선의 만종역과 중앙선의 남원주역이다.

 

이렇게 이원화된 철도역은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아무 때나 가면 열차를 탈 수 있는 frequent service에서 멀어지고, 시각과 역을 미리 계획해서 움직여야 한다. 본인의 일정변경에 따라 갑작스럽게 열차를 바꿀 수 있는 운신의 폭도 좁아진다.

 

해결방안은 연계교통의 강화뿐이다. 실제로 대전시는 대전역과 서대전역을 잇는 급행버스, 지하철 등으로 철도역 이원화의 문제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원주시도 만종역~원주시내~남원주역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등의 도입으로 역 이원화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한편 원주역 주변은 원주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상업지역이다. 경강선 만종역이 이 같은 원주역의 역할을 곧바로 받아낼 수는 없는 만큼, 만종역과 기존 상업지역간의 연계성 강화에도 노력해야 한다. 버스터미널의 이전으로 인하여 한순간에 상권이 죽어버린 우산동 지역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만종역~원주역~반곡역간에 기존 선로를 활용해 트램을 운행하는 것이다. 버스터미널 이전으로 슬럼화가 진행된 우산동과, 원주역 이전으로 슬럼화가 우려되는 평원동 상업지역에 역을 설치할 필요도 있다.

 

이 노선은 만종역 간선철도역과 기존 폐선 예정 철도역을 연결해주어 원주시의 교통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철도역과 멀리 떨어진 원주 혁신도시에 간접적인 철도공급이 가능하다. 철도역 이전에 따른 기존 상업지역의 슬럼화도 막아줄 것이다. 반곡역에서 치악역까지 연장운행하면 금대2터널(또아리굴)을 중심으로 한 폐철도 관광단지까지 연결하는 훌륭한 교통수단이 된다.

 

이미 폐선부지에 공원을 설치하는 등의 기존 계획이 있으나, 트램은 가로(street) 친화적이므로 공원과 함께 설치해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공원의 가치를 더 높여줄 것이다. 기존 선로를 활용하므로 건설비도 적게 든다. 단선이긴 하지만, 꼭 필요한 곳에만 역이나 신호장을 설치하면 열차도 필요한 만큼 운행할 수 있다. 기존 선로를 이용해 대형 고상홈 중전철 전동차를 운행하는 방법도 있으나, 저상형 트램을 설치해야 향후 도심으로 노선을 연장하는 등의 확장성이 더 좋아진다.

 

이같이 만종역과 연계된 원주시내 트램망 설치는 경강선의 가치를 더 높여줄 수 있는 만큼 꼭 시행될 필요가 있다. 만종역이 원주시내와 유리된 외진 역이 된다면, 서울에서 원주를 갈 때 철도가 외면 받게 된다 


세 번째로 경강선의 행선지 다원화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원래 장기철도계획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인천역으로 넘어와(2공항철도) 수인선을 타고 월곶역에 다다른 뒤, 월곶판교선을 타고 판교를 지나 여주까지 가서, 여주에서 서원주로 합류하여(여주원주선) 강릉으로 가는 계통이 존재한다. 또한 수서광주선을 이용하여 이 계통에 합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행 경강선은 서울역, 청량리역을 종착으로 하고 있으나, 중앙선의 용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강선 간선철도와 경의중앙선 광역철도 모두 열차를 늘리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경의선, 중앙선의 2복선화가 필요하겠으나, 수도권의 남쪽 방향 확장을 생각해보면 월곶판교선과 수서광주선을 활용하여 행선지를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행히 월곶판교선은 정상 추진 중이므로 여주원주선의 사업 속도를 높인다면 인천과 경기 남부에서 경강선 활용도가 높아진다. 실질적으로 50번 영동고속도로의 대체 역할도 할 수 있으므로 경강선 수요 증대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아울러 수서광주선을 활용하여 SRT가 가져온 서울 강남권 철도 접근성 강화의 파급효과를 다시 한 번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제2공항철도를 만들기는 쉽지 않으므로, 월곶판교선을 이용한 경강선 계통 시발역이 될 송도역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송도역까지 빠르게 연결하는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구간은 현재 바로 가는 버스노선이 없다. 인천발 KTX 개통에 맞추어 공항과의 연계교통편 확충이 절실하다.

 

정규적인 버스노선 신설이 힘들다면, 열차 이용자가 차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예매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버스를(콜버스 등) 신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먼저 개통될 인천발 KTX가 이런 체계를 잘 갖춰둔다면, 송도발 강릉행 경강선 철도 계통의 사업타당성도 더 높일 수 있다.


▲경강선 열차. 경강선 KTX 개통 목적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원활한 수송이지만,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가 경강선 KTX의 끝은 아니다. 올림픽 이후에도 경강선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밖에도 올림픽 이후 경강선이 할 일은 많다.

 

(1) 동계스포츠는 장비가 많이 필요하므로 경강선 열차의 짐칸을 늘린다면 이용도 편리해지고 수하물 유료화로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다. 또한 방문객의 경강선 이용은 주차장 수요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리조트와 경강선은 윈윈할 수 있다. 경강선 중간역에서 인접 리조트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비용을 지불한 짐은 짐꾼이 날라주는 서비스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경강선 차량에 확보한 짐칸은 경강선 열차가 인천공항에 들어갈 때도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2) 향후 동해선이 속초~강릉~삼척으로 이어질 경우 경강선과 어떻게 연결할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행 강릉역 지하 단선은 강릉올림픽파크와 강릉역이 가깝다는 이유로 급조된 느낌이 있다. 현 지하 강릉역은 용량이 제한된 종착역으로는 사용이 가능해도, 화물열차를 포함하여 용량 제약이 없는 경유역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유라시아 철도와 남북철도 연결시대에 대비해서 강릉시내 철도망을 어떻게 구성해야 효율적일지 연구해야 한다. 도시계획과의 연계와 향후의 수요예측도 중요하다. 열차운행계통과 실제 선로의 정합성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영동선 무궁화호.현재는 정동진까지만 운행되며, 정동진~강릉 구간은 셔틀버스로 이동해야한다.

 

(3) 단기적으로는 경강선과 영동선 열차를 강릉역에서 접속시킬 필요도 있다. 그래야 경강선 승객이 정동진역에 쉽게 갈 수가 있다. 물론 열차운영사 입장에서는 영동선 열차가 중앙선-태백선을 거쳐 오는 관계로 강릉역에서 경강선과 접속되도록 열차시각을 설정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태백선을 경유하여 영동선으로 오는 수요보다, 경강선을 타고 강릉에서 환승하여 정동진으로 가는 수요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필요하다면 강릉역에서 정동진역까지 왕복하는 단거리 연계열차를 운행해도 좋다. 전철화가 되어 있으니 구형 광역전철 전동차를 재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코레일에서 1호선 구형 광역전철 전동차를 중앙선 일부 구간에 투입시켜 시운전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구형 광역전철 전동차 재활용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연말연시처럼 정동진행 수요가 폭증하는 경우에는 경강선 열차가 아예 강릉역에 들어갔다가 방향을 바꾸어 정동진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경강선 진부역.

 

 

경강선은 남북방향 위주이던 우리나라 철도 사업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동서방향 신설노선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강원도 철도는 화물위주의 산업철도로 여겨져 왔지만, 경강선을 통해 사실상 고속철도가 개통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송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중대한 역할을 마친 후에도 경강선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철도는 절대 저절로 발전하는 게 아니다. 운행계통을 다변화하여 더 많은 수요에 대응하고, 연계교통을 확충하여 자가용 수요를 흡수해야 하다. 도시계획과 철도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것도 필수적이다. 경강선이 올림픽 이후에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 지역발전을 이끌고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철도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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