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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를 통해 본 열차


황서연

     

아마 열차를 소재로 한 영화를 떠올리라면 많은 사람들이 <설국열차(2013)>를 가장 먼저 꼽을 것 같다. 그만큼 <설국열차>는 열차를 제일 잘 활용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갑자기 찾아온 빙하기로 인해 유일무이하게 남은 세계인 설국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빙하기를 피해 사람들은 열차에 탑승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탑승권을 살 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탑승권을 살 돈이 없었던 사람들은 몰래 열차에 올라탔고, 열차는 그들을 열차의 맨 끝인 꼬리칸에 몰아넣었다. 의식주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공간에서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혁명을 꾀한다. 열차의 맨 앞인 엔진칸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며 커티스는 자신이 몰랐던 열차의 거대한 시스템과 마주하게 된다.

 

<설국열차>의 세계관은 열차가 온전한 하나의 세계임을 통해 인류 역사에서 열차가 가지는 의미를 보여준다. 철도와 기차는 말 그대로 산업혁명을 이끈 운송수단이다. , 열차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옮기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한다. 사람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수단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와 역사를 같이해온 열차로 세계가 응축되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영화 안에서는 열차가 모티프로서 가지는 여러 특성들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 열차가 가진 특성이 영화 하나에 모두 나타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열차는 공간의 특수성으로 인해 폐쇄성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열정적이고 진취적이며 진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주는 도구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설국열차에는 이런 특성이 모두 나타난다. 빙하기가 온 세상에서 세계는 열차 안으로 한정되며 달리는 열차 바깥으로 나갈 수는 없다. 폐쇄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지만 그런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무리들이 있다. 이 무리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쪽 칸으로 나아간다. 같은 궤도만을 돌던 열차는 결국 멈추게 되고, 열차에서 나고 자랐던 아이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다준다.

 

엔진칸에서 커티스가 마주한 진실은 엔진칸과 꼬리칸이 같다는 것, 혁명은 매번 같은 의도로 반복되었고 같은 수단으로 사용되어왔다는 것이다. 열차가 항상 같은 선로를 달리는 것은 열차 속 시스템이 반복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이 시스템이 계속 반복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차의 탈선으로 마무리되는 설국열차의 결말은 착취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없애기 위해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같은 길을 계속 달리는 열차 본연의 특성을 생각해서도 당연하다. 열차가 같은 길만 달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열차가 같은 길만 달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열차 바깥으로 나갈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영화는 이런 다중적인 의미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열차와 영화에 풍부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사람들이 기차 안에서 살게 된다는 설정 외에도 흥미로운 것은 커티스의 무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보게 되는 각 열차칸의 모습이다. 열차는 칸마다 감옥, 아쿠아리움, 동물원, 식물원 등등의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장면들은 열차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칸이 이어져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아주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열차가 가진 특성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열차가 그만큼 매력적인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점에서 열차 자체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열차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작품들이 많지만 모두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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