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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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사는 이유(理由) 



                                                       

투명(透明)한 것은 날 취(醉)하게 한다

시(詩)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安否)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透明)해진다

치열(熾熱)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健在)하다는 증명(證明)

아직 진통(鎭痛)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최영미<서른, 잔치는 끝났다> 중에서,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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