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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리움



                                         이 외 수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즈음에는.......

밤마다 심한 바람이 불었다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귀를 열면

바람은 모든 것들을 펄럭거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벽도 펄럭거리고 천장도 펄럭거리고

방바닥에 펄럭거리는 것 같았다


이따금 목이 떨릴 정도로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다

꼭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고

그저 막연하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사실 외로웠다

육신(肉身) 곁에 사람들이 많았으나

영혼(靈魂)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그림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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