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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아끼지 말고 더 쓰세요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전기처장 반극동


  삼식이란 단어를 사전에 찾아보니 남편 은퇴 후 바깥에 나가지 않고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남편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적혀 있다한때 삼식이, 이식이, 일식이, 영식님이란 유행어가 있는데 그 만큼 아내들은 집에 있는 남편을 싫어한다는 말이다.


  ‘50대의 주말부부는 조상 3대가 덕을 쌓아야 얻는 횡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일반 직장인들이 나이 들어 떨어져 살면서 주말에 잠깐 만나는 주말부부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철도에 근무하는 간부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전국철도망이다 보니 인사이동 때만 되면 철길 따라 어디로 갈지 모른다. 부장승진이 빠른 사람은 40대 초반인데 퇴직 시까지 약 20년을 객지에서 보내는 사람도 있다.


  한 달에 한 두 번씩 잠깐 집에 가는 것도 사실상 부담스럽다. 비상상황 시에는 한시라도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주말이라도 근무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가족과 소원해지기 쉽고 따로 사는 게 익숙해진다. 필자도 철도 떠나야 할 시점이 되어 적어 본 후회스런 일 중 가장 먼저 떠 오른 것은 가족과계가 멀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번 방송에 5개 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6살 영재의 이야기를 시청하면서 꽤 큰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직장주부인 아기 엄마는 딸을 낳아 친정어머니께 육아를 담당하게 했다. 아이가 16개월쯤 되었을 때 어느 날 병원에서 현 상태로 두면 심각한 언어장애아가 된다고 알려왔다. 병원으로 달려간 엄마는 의사가 평시대로 아기랑 놀아보라는 말에 당황해 한다. 평시에 아이와 함께 놀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엄마로서 큰 죄책감을 느낀다.


  이를 계기로 어떤 일보다 최우선으로 딸애와 하루 3시간씩 함께 있어주기로 다짐하고 실천한다. 언어발달이 느린 딸을 위해 이것저것 가르치려고 애썼지만 딸이 적응하지 못하자 계획을 바꾸어 함께 놀아주고 춤추기를 시작했다. 특히 딸애는 TV 보기를 좋아했는데 외국 만화 영화보기 등 언어에 관한 놀기를 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게 된다. 그 결과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는데 자국어뿐 아니라 4개 외국어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이야기의 핵심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아끼지 말고 더 많은 쓰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과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가까워진 관계를 바탕으로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혔다는 것이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니 후회스런 과거가 떠올랐다. 직장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한참 크는 우리 집 애들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가? 그 결과가 지금 다정하지 못한 부자지간, 부녀자간이 되어 버린 것 아닌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 회복할 수 없는 지난 과거를 어떻게 만회할 수 없지 않은가?


  늘 소통은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했던 내 말들이 모두 가르치는 입장에서만 했던 말이 된 것이다. 몇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어린 아기와 눈 맞춤하는 사진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그 사진 한 장으로 말이 아닌 실천하는 모습이 우리국민들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작년에 본 드라마의 한 장면이 문뜩 떠올랐다. 불치병에 걸린 엄마가 마지막 죽기 전에 자신이 버린 아들과 재회를 하는 장면이다. 아들을 만나기 전에 엄마가 적은 버킷리스트는 이런 것들이었다. 아들과 함께 길거리를 나란히 걷기. 맛있는 찻집에서 커피 한 잔 같이 마시기. 동네시장에서 함께 장을 보는 것. 영화 한편 같이 보기. 길거리 음식 같이 먹기. 그 모든 것은 결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생활들이었다.


  철도에 근무하는 간부들도 자기 집밥 먹고 다니기 운동이라도 해야겠다. ‘遠親不如近隣’(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 ‘내 가까운 주변부터 살펴라’ ‘한 번의 비싼 선물보다 작은 선물이라도 자주하라다 같은 뜻이다.


  죽을 때가 다 되어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소원해진 가족과 함께 놀고 웃으며 함께하는 시간을 알뜰히 더 가져야 할 것이다. 소통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시간을 아끼지 말고 더 쓰라는 말은 가족 간에 더 절신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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