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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기획연재] 다람쥐열차타고 백두대간으로 -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

혼자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도 맞춤형 좌석 제공


코레일의 5대권역 관광벨트 구축사업에 의해 생겨난 관광열차 시리즈. 지난 번 백두대간 협곡열차에 이어 '형제 관광열차'라고도 불리는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을 이번편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중부내륙순환열차 오트레인은 2013년 코레일의 5대권역 관광벨트 구축사업에 의해 가장 먼저 개통된 열차이다.이 열차와 같이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동시에 개통되었다. 당시엔 O-Train이 두 대, V-Train이 한 대 운행되었고, 우리나라에 8대 있던 누리로 열차 중 2대(3호기와 8호기)가 관광열차로 개조되었다.



중부내륙순환열차는 현재 서울역에서 천안과 충북선을 경유해 중앙선을 타고 강원도 태백의 철암역까지 운행된다. 개통초기만 하더라도 두 대가 운행되어 한 대는 중앙선을 경유하고 한 대는 수원을 경유하였지만, 2014년 사고로 인해 한 대가 폐차되면서 추전역을 경유하던 중부내륙순환열차는 운행이 중단되었다. 이후 O-Train이 운행되던 중앙선 구간은 정선아리랑열차가 대신하게 되었다.



중부내륙순환열차는 분천역에서 철암역까지는 V-Train과 운행경로가 똑같게 된다. 다만 V-Train은 시속 30km로 느리게 가는 친환경열차이고 O-Train은 빠르게 가는 열차라는 점에서 다르다. 빼어난 경치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을 두 가지 열차로 즐길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O-Train의 특징은 맞춤형 기차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혼자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좌석도 마련되어 있고, 가족끼리,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를 가봐도 좌석구조가 맞춤식으로 되어 있다. 1인 손님을 위한 창가석도 있고, 가족단위 손님을 위한 테이블도 갖추어져 있다. O-Train도 나홀로 여행객부터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맞춤식으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관광열차답게 서울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가는내내 2호차에선 객실 이벤트도 펼쳐지게 된다. 관광열차의 객실승무원들은 기본적으로 이벤트 진행과 관련된 경험이 있다보니, 관광열차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게 된다. 카페객차에서만 이벤트가 펼쳐지고, 나머지 객실에서는 객실내 모니터로 이벤트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가 있다.



중부내륙순환열차의 운행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특히 분천~철암 구간은 백두대간 협곡열차와도 겹치기 때문에 철암으로 갈 때는 중부내륙순환열차를 이용하고, 분천으로 다시 나올 때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이용하여 경북 내륙지역의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다.



혼자가 되었든,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창 밖의 빼어난 경치를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열차는 산타마을이 있는 분천역에 도착하게 된다. 분천역은 2013년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역이기도 하다. 하루 이용객 10명이 채 안되던 분천역은 관광열차 개통과 함께 자매결연을 통해 테마빌리지까지 조성되면서 지금은 관광열차 개통 전보다 약 100배가 넘는 여행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지역이 관광명소로 거듭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마을 주민들도 자신의 삶의 터전이지만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입을 모은다.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진 분천역을 출발한 열차는 분천역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의 양원역에 도착하게 된다. 양원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민간자본으로 지어진 기차역이다. 기차역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모습이지만, 마을 주민들이 외부와 통하는 교통수단이 오로지 기차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열차를 세우고자, 자발적으로 물과 시멘트를 활용해 대합실을 만들었다.


기차를 기다리려면 최소한 더위와 추위를 피하고, 악천 후를 피해야하는데 양원역에는 그럴만한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현재의 대합실을 만들었고, 지금은 열차가 정차하면 정차시간을 활용하여 장이 서는 장터로써의 역할도 수행하게 되었다.


도시의 대형마트에 가면 분명 사람은 많다. 판매자와 구매자는 많은데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대화는 없다. 대화라고 해봤자 '이 고등어 맛은 어때요?','갈치 한 박스에 얼마에요?' 이 정도가 전부이다.


하지만 산간지역의 물품 거래현장은 도시와 대조적이다. 판매물품과 관련된 대화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대화도 오가는 정겨운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언니,이것좀 잡숴봐, 내가 이거 따느라 엄청 고생했당께, 서울사는 우리 딸내미도 맛있다고 잘 먹으니께 좀 잡숴봐'


마을 주민들간의 정겨운 대화도 오간다.


"김 씨 오랜만이여, 소식 들었는가? 앞집에 박 씨네 돼지가 새끼 5마리를 낳았대 글쎠"


"오메오메 경사났네 그려 경사여"


대형마트처럼 넓고 쾌적한 환경은 아니다. 그렇다고 다양한 물건이 거래되는 것도 아니다. 마을 인근 텃밭에서 캐낸 야채와 채소가 전부지만 사람사는 냄새만큼은 도시보다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정겨운 사람냄새를 뒤로하고, 열차는 양원역을 출발해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이라는 승부역에 도착한다.



승부역에는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한 역구내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이라는 승부역은 역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보니 한때는 여객취급을 하지 않는 신호장으로 격하되었으나, 1999년 환상선눈꽃열차가 운행되면서 '기차로만 갈 수 있는 역'이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다시 보통역으로 승격되었다.


지금은 눈꽃열차대신 관광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관광열차로도 충분히 승부역의 빼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가 있다. 특별한 건 없을지라도, 영동선에는 트래킹코스가 있기 때문에 트래킹을 즐기면서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승부역을 떠난 열차는 마침내 종착역인 철암역에 도착하게 된다. 철암역은 과거 우리나라가 석탄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대규모 탄광촌이 형성되어 전국으로 화석연료를 생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점차 석탄산업이 사양세를 걷기 시작하면서 철암역 일대의 탄광촌도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쇠락한 탄광촌을 활용한 철암탄광역사촌이 조성되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철암역의 석탄시설이 등록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어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철암역에서도 O-Train과 V-Train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혼밥,혼술이 트렌드인 요즘. 어딜가나 '혼자'온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차여행만큼은 '나홀로여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다못해 무궁화호의 좌석만 보더라도 2명씩 앉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옆사람과 간식을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마음이 맞아 친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이 평생 인연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연인끼리 가더라도 기차여행은 종종 주변 소음에 시달려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찌됐든 혼자가던 같이가던 주변의 소음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기차여행이지만 중부내륙순환열차는 여행단위별로 보장된 공간에서 진정한 기차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특히 영동선의 빼어난 경치를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은 기차여행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기도 한다.


영동선의 경우 여수나 순천처럼 역 주변에 화려한 여행지가 있지는 않다.다만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기차에 몸을 맡기고 떠나기엔 중부내륙순환열차만큼 좋은 열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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