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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기획특집 영국철도 이야기 ③] 영국 철도차량 시장의 급성장



사진출처 -Stadler


※ 영국은 오랜 철도 역사를 지닌 나라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철도 문화와 이슈가 존재한다하지만 우리 기억속에 존재하는 영국철도는 철도 민영화에 언제나 단골처럼 등장하는 어두운 모습으로만 기억되고 있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영국철도의 정책,시스템문화교육등 여러방면에 대해 기회가 닿는대로 공유할 예정이다.



영국은 지금 철도 차량구매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2020년까지 약 100억파운드 (한화 약 15조원)를 들여 총 5,670량의 차량을 신규로 도입하게 된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대략 한 주당 25량의 차량이 영국 시장에 쏟아지며 기존 한 주당 4량정도로 생산되던 양에 비해 무려 6배나 크게 상승하였다. 2014년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 한국 철도 차량 보유량이 약 11,465량(화차제외)정도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철도차량의 절반정도가 새로운 열차로 교체된다는 이야기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첫번째 이유는 차량의 노후화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영국 철도 차량은 너무 오랫동안 사용했다. 가장 좋은 예로 영국 장거리 수요를 감당하고 있는 디젤 고속철도 차량(HST)인 Class 43은 1975년 처음데뷔를 했으니 무려 40년 동안 달려왔다. 그 외에도 1988년 개통한 탬즈링크도(Thameslink-런던과 주변 위성도시간 노선으로 약 225km) 개통 당시 들여온 차량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수요는 이미한계치를 넘어섰다. 유럽에서 가장 큰 철도 프로젝트로 알려진 런던 대심도 노선 크로스 레일 (Crossrail-총 3개 노선 건설 예정)등을 포함 총 2,600량의 차량을 영국 교통부(Department for Transport) 와 런던시 교통국 (Transport for London)의 구매 계획이 큰 부분을 차지 했다.



1975년 제작되어 현재까지 운행중인 Class 43 HST (사진 출처 - Colin J. Marsden)



인식 변화

두번째 이유는 바로 철도 시장의 인식 변화다. 영국의 철도 운영자 선정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일정 기간동안 철도를 운영하고 다시 입찰을 통해 새 운영사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운영기간동안 운영사들은 철도 차량을 임대하여 사용 하였기에 실제로 운영사들이 차량의 성능이나 선호도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많이 제한되었다.


그러다보니 입찰 평가시 운영서비스영역은 입찰 여부를 가리는 큰 영역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하지만이러한 트랜드가 2014년 스코틀랜드지역 프랜차이즈 채점기준이 운영서비스 영역의 비중을 35% 그리고 요금을 65%으로 변경하고 입찰자가 고객의 니즈에 맞춰 차량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바꾸면서 호응도가 높아지자 영국 정부는 새로운 트렌드를 철도 시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는 프랜차이즈에 참여하는 운영사가 대부분 신규 차량을 도입하는 계획을 포함시키게되었으며 이로 인해 무려 2,270량의 신규 차량이 2014년 이후 프랜차이즈 를 통해 도입이 확정 되었다.



최근 영국 철도시장에 도입될 신형 철도 차량 구매 목록 


대부분의 차량 구매분은 영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전체 수요의 절반(전체 5670량) 절반을수주한 봄바르디어와 히타치는 이미 영국에 현지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추가 증설도 고려중에 있다. 현지 공장의 가동으로 신규 고용 창출뿐만 아니라 부품사들도 동반으로 성장하여 영국 경제에 긍정적인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물량이 단기간 필요하다보니 영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제조사도 있다. 스위스 스태들러와 스페인 CAF가 대표적인 예다. 주로 영국 시장 트램등을 공략해왔던 스태들러는 런던 동부 및 위성도시를연결하는 노선인 Grate Anglia에  투입될 Class 378 EMU 수주에 성공했으며  CAF는 최근 Wales에 현지 공장 신설을 발표해 영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차량 종류별 제조사별 신형 전동차 점유율 (자료 출처 -  Long Term Passenger Rolling Stock

Strategy for the Rail Industry, Fifth Edition, March 2017)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건 바로 철도 이용객


신규 차량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적게는 2-3년 길게는 5-6년정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 본다면 낡은 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열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이미 한국에는 보편화 되어 있지만 영국에 앞으로 도입될 신규 차량은 모두 이런 스마트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 가장 큰 혜택(?)은 앞으로 출근시간 좁아 터진 차량을 더이상 이용하지 않아도된다는 사실이다. 런던 남서부 노선의 출발지인 런던 워털루 역은 출퇴근시간에는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 투입될 신형차량은 기존 차량대비 20% 승객을 더 실을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탬즈링크 (Thameslink)도 출퇴근 시간 기준 시간당 21,000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며 승객 혼잡도를 감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영국은 차량한계와 건축한계가 UIC기준보다 많이 작기 때문에 차량의 크기를 늘리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차량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차량 부품의 크기를 줄이는 등 고급 기술이 적용되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런던 지하철 노던라인 (Northern Line) Hendon Central역에서 바라본 전동차. 터널 크기가 간신히 차량을 덮고 있다.(사진 출처 - Focus Transport Website)



아직은 역부족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철도 이용객이 지난 20년간 무려 두배가까이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 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시적으로 혼잡도를 줄였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대응이 있지 않다면 철도 이용객의 여론은 악화 될 것이 뻔하다.


영국 철도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는 네트워크레일(Network Rail)은 지난 2014년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철도 차량의 정부 정책 전략을 설명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영국 철도 운송 협회 (Rail Delivery Group -RDG, 네트워크레일과 철도운영업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협회)와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철도 차량 리스 업체 (Rolling Stock Operating Company- ROSCO)가 공동으로 지난 3월 “철도 차량 장기 전략”이라는보고서를 발간했다.



1950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 철도 여객 인키로 그래프 (자료 출처 - 영국 통계청)


보고서는 현재 영국 철도 차량 보유량을 13,377량(현재 ROSCO에 의해 리스된 차량만 고려, 런던 지하철 차량 제외)으로 집계 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2019년까지 최소 14,986에서 최대 15,212량까지 차량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언급한대로 영국 철도 시장은 2019년 까지 약 5,670량 구매하기로 되어 있으니 산술적으로본다면 약 3,000량 정도의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2046년 까지 최대 89%증가한 24,943량의 차량이 필요하다고이야기 하고 있다. 문제는 영국에서 굴러가는 철도 차량의 절반이상이 1990년도 이전에 제작된 차량이라는 점이다. 즉 앞으로 도입해야 할 차량도 많지만 점차 퇴역(?)해가는 차량도 이에 못지 않다는 이야기다. 대안은 단 한가지. 필요한 수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노후 차량을 리모델링 하는 수 밖에 없다. 이미 여러 성공적인 사례를 가지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은 앞으로 영국 철도 시장에서 또다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지하철에서 퇴역한 직류 전동차 D-78차량(위)을 리모델링한 디젤 전동차 Class 230(아래) (사진 출처 - Colin J. Marsden)



마무리 


영국 속담 중에  ‘새로운 현명한 일을 하느니 옛날부터 해오던 바보짓을 하는 게 낫다’ 라는 말이 있다. 시계, 옷등 작은 물건부터 자동차, 집은 물론 법률과 정책등의 사회 시스템등 예전 것을 바꾸지 않으려 한다.


철도 차량을 보면 20년 타는 것은 예삿일이고 30-40년된 차량들도 버젓히 선로를 달리고 있으며 런던에 100년도 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지하철은 그 모습을 간직한채 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전혀 바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꾸더라도 더디게 그리고 “제대로” 바꾼다는 점이 특징이다.그동안 옛것을 유지하여 행복했던 영국 철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전통을 유지하되 그 내용과 정신을 시대 변화에 맞게 ‘확실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영국인들의 성품이 철도 산업에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하다. 우리가 영국철도를 한물 간 그저 그런 곳으로 간주해 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 출처 - Matt Harrison


*참고자료  - Long Term Passenger Rolling Stock Strategy for the Rail Industry, Fifth Edition, March 2017 

              - 2014년 국토 교통부 한국 철도 통계 자료집 



김태승

영국철도에 대한 다양함을 공유하고자 합니다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철도 시스템 컨설턴트라는 이름으로 영국 철도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itrailnews@naver.comtaeseung.kim@snclaval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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