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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근본대책이 절실한 서울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차량화재, 신호장애까지, 철도사고 '종합선물세트'

▲90년대, 낡은 다리의 대명사로 불렸던 2호선 당산철교, 재시공끝에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는 다리로 재탄생하였다.


28일 아침, 서울지하철 2호선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유는 신호장애로 인한 출근길 열차지연.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이 넘게 지연되었다. 신도림역에서 신호장애가 발생하면서 자동으로 이루어지던 '교통정리'가 수동으로 취급되면서 도미노처럼 열차가 지연된 것이다.


28일 오전 7시 53분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신호장치가 장애를 일으키는 바람에 합정~신도림 구간에서 열차지연이 발생하였다.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 전동차의 특성상, 신도림역에서 자동으로 신호장치가 연동되어 합정~신도림 구간의 열차운행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신호연동장치 장애로 합정~신도림 구간에서 열차들이 관제소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다보니 자연스레 2호선 전 구간에서 열차지연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열차지연은 2호선 본선뿐만 아니라 '신정지선(신도림~까치산)'에서도 발생하였다. 장애가 발생한 시간은 오전 7시 53분. 한창 출근시간대이다. 신도림역의 경우, 인근에 신정차량사업소가 있다보니, 첫차시간대~8시 반경까지 차량사업소에서 출고되는 열차가 영업운행을 시작하는 역이기 때문에, 출근시간에는 2호선 신도림역의 4개 승강장 모두가 붐비게 된다.


양천구청~도림천 구간에서 신정지선을 통해 본선으로 출고되어 신도림역에서 승객을 승차시키게 되는데, 신도림역의 신호연동장치가 장애를 일으키는 바람에 본선에서 열차가 제때 출발하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신정지선 열차도 지연운행을 하게 된 것이다. 장애는 1시간여만인 오전 8시50분께 복구되었지만, 그 여파는 계속 이어졌다.


2호선 사고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1월 22일 잠실새내역에서 전동차 하부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2월 초에도 출근길 신도림역에서 열차의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열차가 10분가량 지연되었다. 지난 달 20일 출근시간에는 전동차의 출력저하현상이 발생하여, 봉천역에서 승객들을 하차시키고, 군자차량기지로 회송시키는 과정에서 열차지연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2호선의 크고작은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다만 15분이상 열차지연이 발생할 경우에만 언론을 통해 알려지도록 되어있다보니, 많이 안알려진 내용이 많을 뿐이다. 모두 노후화로 인해 발생한 사고들이다.



그나마 지난 2008년에 대대적으로 2호선에 신형전동차가 대거 도입되면서 전동차 고장률은 뚝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서울메트로 민원게시판에는 차량고장을 질타하는 민원글이 잇따랐다. 그 때마다 매체에서는 2호선 차량노후화의 심각성을 지적했고, 서울메트로는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철저한 정비로 열차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하지만 계속된 고장으로 열차지연이 발생하자 '일상검사, 3일검사 등 주기적으로 차량정비를 실시하고 있으나, 차량의 제어방식 특성상 잦은 고장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후 전동차들의 법적 내구연한이 도래되는 2008년부터는 신형전동차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신형전동차 도입 후, 쾌적한 환경에서 모실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하였다.


2008년. 약속대로 정말 2호선에 신형전동차가 대거 도입되었다.  2호선 전체 834량중 절반이 조금 넘는 454량이 신형전동차로 교체된 것이다. 차량교체 후, 차량고장으로 인한 민원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노후차량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된 것이다.


다만 나머지 전동차들 중,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에 도입된 전동차들은 끊임없이 고장을 일으켰고, 급기야 지난 1월 22일에는 노후전동차에서 화재가 나는 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하였다. 원래대로라면 사고를 일으킨 전동차들은 도입된지 25년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진작에 신형차로 교체되었어야했지만, 2012년 내구연한법이 폐지되면서 도입된 지 25년이 넘은 전동차들도 정밀검사만 통과하면 수명을 계속 연장해서 쓸 수가 있게 되었다.


노후 전동차들이 계속 서울 도심을 누비고 있는 이유이다. 게다가 운영사 입장에서는 비록 낡았어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적도 없고, 예산도 넉넉치 않으니 교체를 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래저래 교체를 안하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결국 잠실새내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동차는 현재 운행을 중지한 채, 신정차량사업소에 유치되어 있다.


2호선의 노후화는 비단 차량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낡은 신호시스템도 한몫하고 있다. 2호선의 경우 1980년 개통당시부터 줄곧 ATS(열차자동정지)라는 신호시스템을 사용해왔다. 앞차와 안전거리가 지나치게 좁아지면 열차가 무조건 멈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이 오래된 시스템이고, 또 열차운행의 정시성 확보가 어렵다보니 서울메트로에서는 신형전동차들을 대상으로 자동운전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자동운전시스템은 현재 도시철도 5~8호선에서도 쓰이고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다만 2호선의 경우 자동운전시스템은 신형전동차에만 도입하였고, 나머지 400량이 넘는 구형전동차는 여전히 구형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2호선에서만 구형과 신형시스템이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도로교통에 비유하자면, 교차로에서 동시신호 방식과 직진후 좌회전 방식의 신호가 같이 혼용되고 있는 것과 같다. 즉, 첨부된 그림에서 파란색 화살표가 있는 도로는 동시신호, 초록색 화살표가 있는 도로는 직좌신호가 같이 혼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신호등 점검을 철저하게 해서 두 신호등이 혼선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오작동을 일으키게 되면 여차없이 충돌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피해보는 쪽은 탑승자들이다. 서로 네 탓 할 여지도 없다. 두 차량 모두 진행신호를 확인하고 교차로에 진입했는데 충돌했다면? 사고를 당한 당사자들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교통사고의 주범인 신호위반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도 마찬가지다. 3년 전, 2호선 추돌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후속열차 기관사는 진행신호에 맞춰 진행했을 뿐인데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발생 14시간 전 신호시스템에서 오류가 감지되었지만, 두 가지 신호시스템을 혼용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워낙 잦은 오류가 발생하다보니 그날도 통상적인 오류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승객 200여명은 부상을 입었고, 추돌한 두 전동차 중 파손된 객차 10량은 운행을 중지시켰고, 멀쩡했던 나머지 객차 10량을 다시 재조합해서 운행했으나, 운전시스템이 원활하게 호환되지 않아 결국 추돌사고가 났던 전동차 두 대는 모두 운행을 중지하였다.


즉, 노후화로 인해 전동차 3대가 운행을 중지한 것이다. 신호체계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한 2호선 추돌사고. 결국 낡은 신호시스템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만큼, 낡은 시스템을 바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8일 오전에 발생한 신도림역 신호장애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면 안될 것이다. 더군다나 신도림역 신호장애의 경우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안 알려져서 그럴 뿐,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은근히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매번 신호장애가 발생할 때마다 열차가 대대적으로 지연되는 선에서 그쳤지만, 이러한 현상이 반복된다면 언젠가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신호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다. 도로교통에서도 신호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철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안전과도 직결된 만큼, 하루빨리 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스템이 개선되려면 시설개량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하는데, 투자는 커녕 적자 메우는데도 벅찬 상황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도 개통된 지 40주년이 넘었고, 2호선도 향후 5년이내로 개통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노후시설 개량화에 원활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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