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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우리나라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바라는 점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 변경(안) 공청회 현장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제3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을 확정, 고시하였다. 우리나라의 법정 교통계획은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른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이 최상위에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세부 계획으로는 도로정비기본계획, 국가철도망계획, 항만기본계획,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국가물류기본계획,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 등이 존재한다.

 

  이번에 고시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은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에 따라 수립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기본계획의 실행계획이다. 원래 기본계획이 20년 단위이라서, 시행계획은 이를 분할하여 5년 단위로 수립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당초 2007년부터 2026년까지이던 기본계획이, 국토종합계획과 국가기간교통망계획과의 수립 시기 일치를 위해 2020년까지로 단축되었다. 그에 따라 3차 시행계획도 원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여야 했는데, 2020년까지로 단축되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번에 고시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을 간단히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보다 나은 철도교통을 위해 바라는 점을 논하고자 한다.


    

     ▲ 수도권 광역철도 사업 계획 노선도


  첫째로 여러 교통수단간 통합적인 운영과 역할분담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은 철도뿐만 아니라 버스, 환승시설, 공영차고지 등을 모두 망라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중교통이 아닌 도로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높고 대도시권에 SOC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이라면, 일단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아 계획을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제, 사회상황이라면 새로 투자되는 시설의 효과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하고, 기존 시설을 개량하여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며, 새로 지어지는 시설들이 서로 경합하여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통합에는 공간과 시간이 모두 포함된다. 예를들어 본 계획에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와 사당역~호계사거리간 광역BRT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별도로 추진되는 인덕원-동탄간 복선전철과 동탄신도시 내부 도시철도(트램)까지 고려할 수 있다. 즉 이들 사업이 동시에 개통되도록, 계획을 상위에서 조정하면 더욱 편리한 교통체계가 구축된다. 또한 이렇게 함께 개통된 교통수단과 시설들도 초기부터 많은 승객을 모을 수 있어서 사업의 타당성이 높아진다.

 

  공간적인 통합도 중요하다. 사당역-호계사거리 BRT가 사당역 환승센터에 진출입할 때 입체교차를 할 수 있게 하고, BRT가 인덕원 사거리를 남북으로 통과할 때 버스전용 지하도로로 통과하면서, 지하에 있는 인덕원-수원선의 인덕원역에 지하 버스정류장을 만들어 전철 승강장과 평면 동선을 구성하게 할 수도 있다.


 

    ▲ 수도권 환승시설 사업


  즉 교통시설 항목들만 나열하여 하나씩 추진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위와 같이 연관된 사업끼리 시간적 공간적으로 통합적으로 건설, 운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교통관련 계획들은 타 연관사업간의 연계성 제고가 지극히 빈약했다. 이번에 발표된 제3차 광역교통 시행계획도 비슷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관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전체 그림을 보지 않고, 제 할 일만 하면 끝이라는 공무원식 사고를 깨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둘째로 시설계획과 대등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운영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의 경시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히 여기는 태도가 국민성에 배여 있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무시하는 문화가 많다. 컴퓨터를 사면 프로그램은 당연히 공짜로 깔아준다고 생각하거나, 자동차의 부품 값은 인정하면서 공임(工賃)은 무시하는 것 등 사회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깔려있다.

 

  철도와 교통도 예외가 아니다. 국가에서 발표하는 교통관련 법정계획들에는 어디에 무슨 시설을 얼마만큼의 비용을 들여서 만들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그나마 이번 제3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서 나아진 점은 제6장에 광역교통 운영체계 개선방안이라고 하여 운영에 대한 부분을 추가해둔 것이다. 그러나 7페이지에 불과하고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 곁다리로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아쉽다.    

 

  예를 들어 수도권 광역철도 부분에는 서울중심의 방사형 철도노선에 외곽순환노선을 추가 구축하여 수도권 철도의 네트워크화 추진” “광역버스 혼잡이 심각한 광역축에 광역철도서비스 확대라는 부분이 들어있는데, 별로 특별한 내용도 아닌데다 운영보다는 시설에 대한 내용처럼 보인다.


 

   ▲ 코레일 전동차


  오히려 기존 광역철도를 어떻게 급행화할 것인지, 이렇게 급행화되는 철도와 아예 급행철도로 새로 지어지는 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간에 어떻게 연계를 강화할 것인지 등을 언급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운영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평가기준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 계획에는 대중교통에 대해서 혼잡도와 속도를 평가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너무 획일적인 기준이다. 예를 들어 급행열차가 단거리만 달리고 운행을 끝내면 그 구간은 표정속도가 높아져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승객 편의상 더 좋은 것은 완행열차가 단거리를 운행하고, 급행열차가 장거리를 운행하며 완행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구간은 급행열차가 완행운행을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급행열차의 완행운행 구간이 생겨 급행열차의 표정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평가에서 불리해지는 것이다.


  렇듯 운영에 대한 세밀한 계획이 부족하면, 결과적으로 고객 편의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서비스 향상이 어려워지게 된다.


 

   ▲ 도심을 운행 중인 전동차


  현재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의 광역철도 계획은 대부분 전동차 투입, 고상홈 설치 같은 시설 지향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운영체계를 갖추어야 하는 지이다. 지난번부터 운영을 시작한 광주송정~광주간 셔틀열차 같은 것이 그런 사례이다. 이 열차는 시설이나 차량적으로는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광주송정역에서 KTX열차를 연계수송한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열차운행사에서는 환승시간이 길어지는 등 고속열차와 밀도 있는 환승체계를 구축하는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계획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대도시외에 중소도시 지역까지도 계획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이번 시행계획의 비전은 출퇴근이 편안한 광역교통체계 구축라고 한다. 하지만 출퇴근은 대도시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도시에서도 특성은 다를지라도 주기적인 교통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날에 읍내 시장에 나가는 노인들이라든지 중소도시 주변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수요 등이 그것이다. 다만 이들은 수요자체가 낮아서 대중교통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따복행복택시

 

  이 때문에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DRT(Demand Responsive Transport)라고 불리는 수요응답형교통체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DRT는 지방뿐만 아니라, 대도시권인 경기도에서도 따복버스나 따복택시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광역교통계획을 기존 대도시권에서 중소도시권으로 확장하면서, 이 같은 중소도시에 최적화된 대중교통수단을 제시하고 간선 교통체계와의 연계방안을 제시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지방 지역에서 달리는 철도는 적자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들을 지자체로 이관하고 규제를 완화하여 기존의 지방권 대중교통들과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부분까지도 광역교통 계획이 포함해주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정부와 지자체, 기존의 철도를 운영하던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끼리 어떻게 역할분담을 해야 할 지가 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체제만 유지하지 말고, 지방에 특성에 맞는 교통시설이나 수단, 운영체계에 대한 방향성을 계획이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대도시권과 중소도시권의 교통체계가 자체적으로 또한 서로간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더 편리해지고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의 핵심은 흐름이며, 시설과 운영이 조화를 이루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사람이 원활하게 이동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성공한 교통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교통에는 철도나 버스 등의 수단이 있으며, 이들 수단을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환승시설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정부의 교통계획이란 실적을 보여주기 쉬운 노선별, 항목별 사업을 건설비용을 기재해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교통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정 교통축에서 시행되는 사업은 공간적, 시간적으로 통합적으로 시행하여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설만 볼게 아니라, 운영에도 보다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필요한 경우 여기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며, 더 나아가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수도권 전철 급행화 5개년 계획 등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대도시권만 볼게 아니라, 중소도시에서 발생하는 출퇴근성 수요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요구된다. 나날이 벌어지는 대도시권과 지방의 경제사회적 격차를 줄이는데 교통이 이바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통계획이 더욱 고도화되어 철도와 교통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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