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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사람

세계의 모든 기차가 한 자리에- 삼청기차박물관 조성원 관장

개관준비에만 6년,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지난 3월 개관

 ▲삼청기차박물관 정문


어릴 때, 철도박물관에서 움직이는 기차모형을 보고 신기해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기차모형은 좀처럼 보기가 힘들었다. 간간이 겨울철 서울 도심의 모 호텔에서 겨울분위기에 맞는 모형마을이 전시되어 그곳에서나 움직이는 모형기차를 볼 수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2016년 3월.

서울 도심에 해외의 기차모형만 전문으로 전시가 된 박물관이 개관하였다.

서울 삼청동에 개관한 기차박물관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주말,산(산청)과 물(수청)이 맑고 인심까지 좋다(인청)는 삼청동(세 가지가 맑은 곳)에서 (주)한국부라스 대표이자 삼청기차박물관 관장으로 재직중인 조성원 대표를 만났다.


 ▲기차박물관 정문


기차박물관의 정문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서울에선 거의 볼 수가 없는 철길건널목과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모습을 감춘 통일호 열차의 행선판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다음은 조성원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하 대표-조성원 대표, 김-기자.



 ▲기차박물관 내부


김 : 안녕하십니까?

대표 : 안녕하세요?

김 : 모형들이 상당히 많아보입니다..박물관에 대략 몇 점정도의 모형기차가 전시된 상태인가요?

대표 : 사실 워낙 많아가지고 관내에 대략 몇 점정도의 전시품들이 전시되어있는지는 저도 아직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다만 저희같은 경우는 기차모형을 만들되, 주로 디젤기관차,전기기관차나 전기동차,디젤동차 등 동력차들 위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형도 단순한 모형이 아니고 내부를 뜯어보면 보시는 바와 같이 회로가 정밀하게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만 공급해주면 스스로 움직이게끔 되어 있습니다.


 ▲모형제작에 활용된 기관차의 실제 설계도


대표 :  이게 이제 기관차의 설계도 원본입니다.

실제 기관차를 제작할 때 쓰인 설계도이고, 이걸 토대로 저희가 설계도를 재구성해가지고 차체를 만들고

내부에 회로까지 구성해서 스위치만 켜면 열차가 움직일 수 있게끔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김 :  그럼 이게 설계도 원본인 건가요?

대표 : 네 그렇습니다.


김 : 그럼 여기보니까 설계도가 여러장인데 전부 다른 열차의 설계도 원본인가요?

대표 : 아닙니다.이 설계도 여러 장이 기관차 한 대 제작분의 설계도입니다.

여기 보시면 운전실 따로, 엔진 따로,바퀴쪽 따로 부분부분 설계도가 있고 이걸 축소시켜서 바퀴만들고 엔진만들고 차체프레임 만들고 운전실 만들고 다 따로따로 만듭니다.

다 따로따로 만들어서 하나로 합치면 그제서야 한 대의 기관차가 완성이 되는 것이죠.


김 :( 살짝 놀라며)그럼 여기있는 모든 기차모형들이 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것들인가요?

대표:그렇죠(웃음).아무래도 저희는 품질을 우선시하다보니까 굉장히 디테일하게 만들려고,실제랑

똑같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 아..... 그렇다면 기관차 모형 하나 만드는 데도 이렇게 절차가 복잡한데, 그럼 이 일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대표 : 30년이 넘었습니다(웃음) 30년동안 진짜 딴거 안하고 오로지 이것만 했습니다.

가까운 일본부터 독일,프랑스 등 유럽, 아메리카지역까지 순회하면서 그쪽에 다니는 기차들이랑 똑같이 만들려고 많이 연구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품질에 신경을 쓰게 되고, 또 많이 연구하다보니까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각나고,그걸 반영하다보니 지금 이제 전세계 기차모형 시장점유율이 70~80%정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  전 세계시장 점유율 70~80%요?

대표 : 네,그렇습니다. 현장에서 제작해가지고 저희는 주로 수출위주로 하는데 워낙 품질이 좋고, 또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납기를 지키는 것이거든요. 품질과 납기준수. 이게 가장 중요한데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약속은 지켜야한다는 신념이 있어서 품질과 납기준수를 항상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아마 세계시장 점유율 70~80% 달성에 큰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김 : 그렇다면 이 많은 모형들이 있는데, 개관하기 전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개관준비에만 어느정도의 기간이 소요된건가요?

대표 :  6년정도 걸렸습니다.6년동안 여기있는 모형을 한 번 제작하고, 오차가 생겨서 전부 다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가지고 지난 3월에 이 박물관을 개관하였습니다.



김 : 그럼 기관차나 동차말고 객차나 화차도 제작하나요?

대표 :  주로 기관차나 동차 등 동력차 위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사실 객차나 화차는 저희도 만들기는 하는데 비공식적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동력차에 비하면 제작비율이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김 : 6년이면 상당히 긴 시간인데, 개관준비과정이나 아니면 이 업무를 하시면서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 :  아무래도 모형이다보니까 설계도를 하나하나 참고해가면서 각각의 파트를 다 만든 뒤, 이걸 하나로 합쳐서 딱 맞아야 이게 한 대가 완성이 되는 것인데, 바퀴는 제대로 만들었는데 운전실 부분에서 약간의 오차가 생겼다,그럼 이걸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되는 점이 좀 어렵죠.

단 0.1mm의 오차도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그 오차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박물관내에 전시된 각종 표창장들.


(2층으로 이동)




대표 :  여기는 이제 모형기차들이 움직이게끔 하나의 마을로 구성을 했습니다. 기차가 있는 마을이라고해서 이제 독일이나 이런데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의 마을을 모형셋트로 구성해놓고, 기차가 움직이게끔 이렇게 해놨습니다.


다만, 다른 모형과 다른 게 있다면 이쪽에 스위치를 만들어놓고, 회로로 연결을 해가지고 모형기차를 손으로 만지지 않고 그냥 멀리서도 모형기차의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가 있다는 거죠.


김 : 그럼 이 모형마을셋트안에 있는 기차들 말고 박물관내에 전시된 다른 기차들도 이 셋트안에서 움직일 수가 있는건가요?

대표 : 네,그렇죠.1층에 있는 모든 모형기차들 여기다가 가져다놓으면 똑같이 움직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저희가 다른 기차모형으로 교체를 해줍니다.그래야 새로운 걸 보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으니까요.


 ▲카메라가 부착된 모형기차가 철교를 통과하고 있다.


대표 : 그리고 이 기차(사진 속 파란색 기관차)에는 소형카메라 같은 걸 부착해놨어요. 그래서 저 뒷쪽에 보시면 모니터가 있는데 기관차위에 부착된 소형카메라가 촬영한 모습이 저 뒷쪽 모니터에서 그대로 표출이 됩니다.따라서 저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이 모형마을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도 들게 되죠.


김 : 아? 저 조그마한 렌즈 달린게 소형카메라고 실제로 저 카메라가 영상을 찍고 있는 거군요?

대표 : 그렇죠.그러다보니 저 모니터를 보시면 마치 내가 기관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나도록 설계를 했습니다.마치 해외의 기찻길을 내가 직접 기관차를 운전해서 달리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기관사 시야에서 제작을 했습니다.


 ▲바로 윗사진의 모형기관차가 촬영한 영상.기관사 시야로 영상이 표출되고 있다.


대표 :  여기보시면 저 마을에 마치 내가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기관사 시점에서 영상이 나오고 있습니다.모형앞에 서서 손 흔들면 기차가 지나갈 때 영상에 찍혀서 표출이 되요. 그러다보니 어른,아이 구분없이 누구나 다 좋아하고 또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박물관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형기차들.


김 : 그렇다면 여기에 수많은 모형기차들이 있는데, 모형기차박물관을 개관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따로 있으신가요?

대표 : 사실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30년 넘게 이 일을 하고 또 해외에 다니면서 보니까 해외가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모형문화가 굉장히 많이 발달되어 있어요. 모형문화라는 게 특정 연령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게 아니라, 그야말로 대대손손 이어지고 있다보니까 한 가정내에서도 아이와 어른이 같은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모습이 굉장히 흔해요. 같이 취미생활을 즐기다보니까 가족구성원간에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활발합니다.


우리나라는 그게 아니죠.  전부다 컴퓨터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이러다보니까, 젊은사람들은 IT기기의 변화에 빨리빨리 적응하고 또 그들끼리 그걸 공유를 하는데, 나이든 사람들은 취미로 삼을만 한게 없어요. 그러다보니 나이든 사람들은 할게 없으니까 탑골공원 이런데가서 시간보내고,이런 경우가 많게 되죠.


김 : 그러긴 해요.그래서 탑골공원가면 어르신들 장기두고 바둑두고 오목두고......

대표 : 그렇죠. 그게 다 나이든 사람들이 취미로 삼을만 한게 없어서 그래요.외국같은 경우는 일단 기차도 독일만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50년, 100년을 굴립니다.그러다보니 그 시대에 다니던 기차가 모형으로 출시가 되고, 그걸 어른들이 먼저 수집을 해요.외국에선 모형문화가 엄청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그럼 50년,100년동안 그 기차가 다니니까 그 세월동안 후손이 생기겠죠? 자기 자식,손주들과 그 모형기차를 공유해요. 같이 취미생활을 공유하는거죠.공유를 하다보면 이제 아이가 크겠죠? 크다보면 또 진로고민 이런 여러가지 고민이 생겨서.근데 우리나라는 사춘기시절 고민이 생기면 어떻게 하죠?


고민이 생기면 부모님이 아니라 학교상담실로 먼저 찾아가요.부모와 자식간에 소통이 잘 안되서 그런거거든요.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어색하니까 그래요.

근데 외국은 모형문화가 발달되가지고 세대간에 취미생활을 같이 공유를 해요.

우리는 그러지가 않죠.

그게 참 아쉬웠어요.그래서 우리나라는 아직 모형자체가 황무지니까 선진국들처럼 모형문화를 발달시켜서 세대간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보고자 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김 : 그러니까 어른과 아이가 함께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하고자 박물관을 개관하셨다는 거네요.

대표 : 그렇죠.그리고 모형문화 자체가 모형을 막 조립하다보면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야 되요.

그럼 두뇌회전이 되니까 이게 굉장히 좋은거거든요.그래서 두뇌회전에도 도움이 되는 모형을 취미생활도 공유하고 그로인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보고자 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경의중앙선 탄현역


대표 :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가까운 일본만 가더라도 열차를 몇 십년 굴리고 있고, 철도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상태에요.그러다보니 열차의 운전실도 개방이 되 있어서 기관사랑 승객이랑 서로 소통도 하고 그러거든요.

이번에 이 기차가 곧 폐차된다고 그러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사진찍고 손도 흔들어주고 그래요.


근데 우리나라는 그게 아니거든요.일단 객실과 운전실이 딱 분리가 되어 있어요.그리고 사진찍는다 그러면

그거 자체를 되게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강해요. 심지어 철도직원들도 철도사진 찍지 말라고 제재를 가하는 경우도 많아요.

운전실을 막아놓은 것도 보안문제로 막았다고 그러고, 사진촬영금지도 모두 보안을 위해서 그런거라는데

사실 그게 30,40년 전에나 통하던 얘기지 지금은 그게 아니거든요.


철도가 국가기간산업이라 사진찍으면 보안에 위배된다고 하는데 이미 인터넷으로는 공개될 대로 다 공개가 된 상태에요.아무리 밖에서 막아봐야 안에서 검색 조금만 하면 다 나와요. 근데 그걸 가지고 국가보안에 위배된다면서 막아버리니까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철도문화가 발달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버린거죠.


오히려 철도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거 왜 찍어?'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흔하지 않은 거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많아요.


외국과는 정반대인거죠.외국에선 어른들도 이 기차 몇 십년 굴러다닌 거다,반 세기를 함께 한 기차이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높다며 어른들이 모형기차 수집에 돈을 엄청 씁니다.철도사진도 많이 찍고.

근데 우리는 그게 아니잖아요.외국처럼 개방이 좀 되면 좋을텐데 그걸 막아버리니까 굉장히 아쉬운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개방이 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 :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는 바입니다.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대표: 네,감사합니다.


 ▲실제 증기기관차처럼 제작된 증기기관차 모형


이외에도 기차박물관에는 수많은 모형기차가 전시되어 모형셋트장을 움직이고 있었고, 실제로  증기기관차에 탄 듯한 느낌이 들도록 특수제작된 의자도 있었다.


세계 기차모형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주)한국부라스 대표의 전두지휘하에 개관한

기차박물관이라 전시품들의 퀄리티도 상상 그 이상이었다.


단순히 움직이는 모형뿐만 아니라, 주변마을을 표현하는 디테일함과 기관사 체험공간,증기기관차

체험공간까지.


기차의 모든 것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가 있다.


물론 개관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수많은 시행착오끝에 기차박물관은 시민들에게

공개가 되었다.


▲(주)한국부라스 대표이자 삼청기차박물관장인 조성원 대표가 기차모형을 다듬고 있다.


삼청동에 위치한 기차박물관.

대중교통 이용시 시청역 4번출구에서 종로11번 마을버스를 타고 금융연수원에서 하차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 휴무.


박물관내 모형기차는 모두 (주)한국부라스에서 제작하였다. *


 취재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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